이면지에 '박연진 사직서'…"나도 한번 해봐?" 따라 했다간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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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용지에 '사직서 박연진'
직장인들, 박연진 이면지 사직서에 '환호'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서 규정 따라 사직 처리"
"박연진 함부로 따라하면 불이익 생길 수 있어"
직장인들, 박연진 이면지 사직서에 '환호'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서 규정 따라 사직 처리"
"박연진 함부로 따라하면 불이익 생길 수 있어"
넷플릭스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 첫 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의외의 장면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온라인상에서 '직장인들의 로망'으로 언급되고 있는 이 장면은 기상캐스터인 박연진(임지연 분)이 과거 학교폭력 가해 및 살인 등의 의혹이 불거지자 분을 못 이겨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는 모습을 그린다.
평소 박연진과 대립각을 세우던 후배는 "날은 영하 10도인데 선배님은 엄청 핫하시다"며 인터넷에 풀린 학폭 영상을 언급했다. 영상 속 박연진은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윤소희(이소이 분)에게 옷을 벗으라며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방송국 국장은 놀란 박연진을 향해 달려오며 "당신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이거 다 사실이냐"고 윽박질렀다.
그러자 박연진은 "하루하루가 정말 너무 고달프네"라고 말하며 펜을 들어 이면지에 '사직서 박연진'이라고 적었다. 이어 "학폭은 맞지만, 살인은 아니다"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종이를 국장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연진아", "직장인들의 로망", "너무 멋있어서 저장한 장면이다", "진짜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사직서 내보고 싶다", "멋지다 박연진!", "이면지인 게 포인트", "툭 던지는 것까지 완벽하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과연 박연진의 사직서는 수리됐을까.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개인의 일반적 의사표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살펴보고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연진의 의사표시가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인지, 합의 해지의 청약인지 여부는 법적으로 다소 복잡한 쟁점이므로, 답변은 합의 해지의 청약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김 노무사는 "일반적으로 사직서에는 제출자의 인적 사항, 사직 희망일, 사직서 제출일, 수신인(회사명, 대표이사 이름) 등을 기재하며, 그 외에 회사 물품 반납에 대한 확인, 인수인계, 사직 사유 등을 기재하기도 한다. 이는 향후 발생할 분쟁의 소지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연진은 동료 직원들 다수가 보는 앞에서 자필 서명과 함께 사직의 의사표시를 기재해 국장에게 제출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의 해지를 청약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다만 통상적인 사직서에 포함되는 사항이 기재되지 않은 점, 사직서가 국장에게 전달되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점, 당시 동료 근로자들의 수군거림과 함께 정상적인 근로 제공이 어려웠던 점 등을 바탕으로 박연진이 사직서 제출을 철회하고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을 다툴 경우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연진과 같은 방식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청자가 박연진의 사직을 함부로 따라 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더 글로리'의 흐름상 박연진은 사직서 제출 후 곧바로 근로 제공을 중단하고 사업장을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사용자가 사직서 수리 이전 박연진의 근로 제공 의무 불이행에 대해 무단 조퇴 및 결근으로 처리하여 해당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김현근 노무사사무소 정연 대표 노무사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온라인상에서 '직장인들의 로망'으로 언급되고 있는 이 장면은 기상캐스터인 박연진(임지연 분)이 과거 학교폭력 가해 및 살인 등의 의혹이 불거지자 분을 못 이겨 회사에 사직서를 던지는 모습을 그린다.
평소 박연진과 대립각을 세우던 후배는 "날은 영하 10도인데 선배님은 엄청 핫하시다"며 인터넷에 풀린 학폭 영상을 언급했다. 영상 속 박연진은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윤소희(이소이 분)에게 옷을 벗으라며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방송국 국장은 놀란 박연진을 향해 달려오며 "당신 대체 뭐 하는 사람이냐. 이거 다 사실이냐"고 윽박질렀다.
그러자 박연진은 "하루하루가 정말 너무 고달프네"라고 말하며 펜을 들어 이면지에 '사직서 박연진'이라고 적었다. 이어 "학폭은 맞지만, 살인은 아니다"라고 말하고는 그대로 종이를 국장의 얼굴에 던져버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연진아", "직장인들의 로망", "너무 멋있어서 저장한 장면이다", "진짜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사직서 내보고 싶다", "멋지다 박연진!", "이면지인 게 포인트", "툭 던지는 것까지 완벽하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과연 박연진의 사직서는 수리됐을까.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개인의 일반적 의사표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살펴보고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Q. '더 글로리' 박연진의 사직서 제출, 효력이 있나요?
노무사사무소 정연의 김현근 대표 노무사는 "법에는 근로자가 근로관계 종료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을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 사직서 제출은 물론, 구두로도 가능하다. 따라서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에 대해 사용자가 이를 수리하는 시점에 근로관계가 합의 해지에 의해 종료된다"고 답했다.다만 박연진의 의사표시가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인지, 합의 해지의 청약인지 여부는 법적으로 다소 복잡한 쟁점이므로, 답변은 합의 해지의 청약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김 노무사는 "일반적으로 사직서에는 제출자의 인적 사항, 사직 희망일, 사직서 제출일, 수신인(회사명, 대표이사 이름) 등을 기재하며, 그 외에 회사 물품 반납에 대한 확인, 인수인계, 사직 사유 등을 기재하기도 한다. 이는 향후 발생할 분쟁의 소지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연진은 동료 직원들 다수가 보는 앞에서 자필 서명과 함께 사직의 의사표시를 기재해 국장에게 제출하였으므로 근로계약의 해지를 청약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다만 통상적인 사직서에 포함되는 사항이 기재되지 않은 점, 사직서가 국장에게 전달되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점, 당시 동료 근로자들의 수군거림과 함께 정상적인 근로 제공이 어려웠던 점 등을 바탕으로 박연진이 사직서 제출을 철회하고 근로계약 해지의 효력을 다툴 경우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Q. 사측이 박연진의 사직서 수리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김 노무사는 "노동관계 법령에서는 사직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으므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서 등의 규정에 따라 사직 처리를 하게 된다. 만약 규정이 없을 경우 민법 제660조가 적용돼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날부터 1개월이 지나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 월급제 근로자의 경우 사직서 제출 후 임금지급기가 1번 경과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박연진과 같은 방식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청자가 박연진의 사직을 함부로 따라 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더 글로리'의 흐름상 박연진은 사직서 제출 후 곧바로 근로 제공을 중단하고 사업장을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사용자가 사직서 수리 이전 박연진의 근로 제공 의무 불이행에 대해 무단 조퇴 및 결근으로 처리하여 해당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김현근 노무사사무소 정연 대표 노무사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