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연장 무서워"…둔촌주공 입주 예정자들 '화들짝'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입주예정자들이 다시 불거진 공사 기간 연장 논란에 화들짝 놀라는 소동이 벌어졌다. 입주를 앞둔 조합원들이 옵션 변경을 요구했는데, 공사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시공사의 답변에 조합 측이 “요청을 철회한다”며 빠른 진화에 나선 것이다.

16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조합원에 “시공단에 유상옵션 철거 요청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조합원들의 알파룸 철거 요청을 시공사에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둔촌주공은 중대형 가구 거실에 알파룸을 제공하는데, 조합원 중 상당수가 거실 면적을 넓히기 위해 알파룸을 아예 철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사가 진행 중인 아파트에서 분양자들이 옵션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둔촌주공 입주예정자들도 “아직 시공 전이니 오히려 공사비가 절감된다”며 알파룸 제거를 주장했다.

이에 시공단은 “옵션을 변경하면 설계를 다시 확정지어야 해서 그동안 골조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또 가변 벽이라도 철거하면 층간소음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조합원들의 확약서를 요청했다.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견해차가 크다. 일부는 “아직 시공도 하지 않은 가벽을 설치하지 않는다고 공사 중단까지 언급한 것은 과하다”고 반발했지만 대다수는 공기 지연이 분담금 증가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공사 중단 사태로 위기를 겪은 조합원들이 추가 공사 중단 가능성에 놀라 요청을 취소했다”며 “공사 중단 여파로 옵션 변경 시기를 놓쳤다고 판단하고 조합원에게 변경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은 지난달 조합원들에게 새 분담금을 통보했는데, 가구 평균 1억원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조합원 사이에서는 공사비를 다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공사 중단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철거 요구와 다툼 모두 늘어난 분담금 때문”이라며 “분담금을 둘러싼 조합 내부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