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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이슈 POLL

전문가 5명 중 3명, 은행株 투자 '추천'
SVB 파산 여파로 주가 하락…일시적인 현상 분석
은행株 추가 하락 가능성도…악재 불거질 때마다 외국인 떠날듯
[마켓PRO] SVB 사태 유탄맞고 주가 빠진 국내 은행주…저가 매수 기회일까?
한경 마켓PRO는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실리콘밸리(SVB) 파산 사태로 주춤하는 국내 은행주 투자와 관련해 물어봤다. 이 중 3명은 SVB 파산 사태가 국내 금융권까진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은행주 '매수'를 추천, 나머지 2명은 향후 외국인 수급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미국 SVB 파산 이후 미 중소형 은행들의 연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공포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 산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은행주도 영향을 받으면서 KRX은행지수가 이달 들어 9% 넘게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대 하락하는 데 그쳤다.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전문가 대부분은 SVB 사태가 국내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으나, 매수 시점을 두고선 의견이 엇갈렸다. SVB 사태로 은행주의 일시적인 주가 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로 봤거나, 글로벌 금융권 부실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해외에서 악재가 나올 때마다 국내 은행주는 기업가치(펀더멘탈)와 상관없이 주가가 내릴 것으로 봤다.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주들은 SVB와 같은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 "국내 은행주의 배당수익률과 안정적인 펀더멘탈을 감안했을 때 일시적인 조정은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도 SVB 파산 사태가 은행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음에도 국내 금융권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이 IB 관계자는 "국내 은행주들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함께 나 홀로 호황을 맞이한 업종인데, 유일하게 악재가 있다면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비판만 있을 뿐, 이마저도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주 매수를 추천한 전문가들은 3대 금융지주인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갈수록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배경에서다. 이중 하나금융지주는 타 금융지주사 대비 저렴한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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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행주 투자와 관련해 아직 관망할 때라고 조언한 전문가들은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은행주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주의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주가가 조정받을 것으로 봤다.

아직 매수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미국 등 해외 금융시장에서 은행 관련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 은행주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주의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수급에 따라 주가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번 SVB 사태와 관련해선 국내 은행주에 큰 영향은 없겠으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 위기로 확산하는지는 꼭 챙기라는 조언이 나왔다. 당장 SVB 파산 사태가 국내 은행 유동성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없겠으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 문제로 확산될 경우 국내 은행주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