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85분 동안 밀도 높게 진행됐다.

회담은 오후 4시 50분 시작됐다. 먼저 비공개로 23분 동안 진행된 소인수 회담에서는 한일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빈번하게 서로 방문하는 '셔틀 외교'의 복원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후 5시 15분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확대 회담장에 입장했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는 생중계된 모두발언을 통해 "도쿄에서는 벚꽃이 개화했다"며 "윤 대통령과 미래를 위해 한일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가 찾아온 데 대해 대단히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서로 도움이 되는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의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간 정체돼온 한일관계를 협력과 상생 발전의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익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있었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하며 양국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확대 회담은 예정대로 정확히 1시간 만에 마무리돼 오후 6시 15분 종료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도쿄에서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마는 긴 겨울철을 벗어나 양자 회담을 위한 방문으로서는 12년 만에 한국 대통령을 일본에 모시게 됐다"며 재차 '벚꽃' 얘기를 꺼냈다. 한일관계를 거듭 꽃이 피는 봄 날씨에 빗댄 것이다. 그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일한 관계에 있어서 커다란 한 걸음"이라며 "이번 방일을 계기로 신뢰와 우정이 돈독해지고, 양국 관계가 크게 비약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얼어붙은 양국 관계로 인해 양국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며 "이번 회담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한일 간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