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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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수사의 여파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검찰간 팽팽한 신경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김 지사가 “법치라는 이름의 독재”라고 비판하자 검찰은 “경기도의 비협조로 압수수색이 지연됐다”고 반박하는 등 날카로운 공방이 오가는 분위기다.

수원지방검찰청은 17일 입장문을 내 “경기도청 압수수색은 이재명 전 도지사 재직기간 중 발생한 대북송금 등 사건과 관련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는 것이며, 현 경기도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도청 내 사무실을 점거하여 장기간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는 (김 지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전날 페이스북에 ‘법치라는 이름의 독재’라는 글을 올려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을 비판하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이번 압수수색 기간(2.22∼3.15) 검찰은 92개의 PC와 11개의 캐비닛을 열고 6만3824개의 문서를 가져갔다”며 “오늘부터 장소만 검찰로 옮겼을 뿐 지속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직원들을 소환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영장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상식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면서 “‘법치’라는 이름을 내세운 새로운 형식의 독재 시대가 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 등이 얽힌 대북 송금 수사를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한 달 가까이 경기도청과 직속기관인 도 농업기술원, 경기도의회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전 부지사 비서실장 등 전직 경기도 공무원들의 주거지도 강제수사 대상이 됐다. 경기도는 이와 관련해 “경기도정 마비가 우려된다”면서 압수수색을 중단해달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수원지검 측은 “압수대상인 디지털 자료를 탐색하는 선별절차를 검찰청사에서 진행하려 했지만 경기도 측에서 도청 안에서 선별절차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협조하지 않아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수원지검 측은 “경기도 측이 내부 메신저 서버자료 암호해제와 전자결재 서버자료 제출 등을 거부하면서 압수수색이 지연됐다”며 “경기도의 업무수행을 존중하고 최대한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검찰수사관들이 경기도청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했음에도 경기도의 비협조로 오랜기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