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연진이보다 더 공포…송혜교 괴롭힌 무서운 병 [건강!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극 중 미희는 학교 폭력으로 온몸이 고데기에 데여 상처투성이인 딸의 상황을 알려하지도 않은 채 오히려 동은을 괴롭히던 일당 부모들이 건넨 합의금을 받아 챙긴 후 떠난다. 소주를 물처럼 컵에 따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박연진(임지연 분)이 문동은을 위협할 때보다 더 큰 공포를 느꼈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알코올 의존성이 커질수록 술을 끊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술을 끊는 과정에서 금단 현상으로 진전섬망(振顫譫妄)이라는 환각 증상도 일어날 수 있다. 알코올 금단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약 5%에서 이런 전선섬망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오히려 음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알코올 의존성이 더 커지기 전에 폭음 후 일정 기간 술만 먹으면 "필름이 끊긴다"라고 말하는 '블랙아웃'(blackout)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음주를 하는 경우, 마시면 안 될 때도 음주하거나, 음주를 시작하면 멈추지 못할 때 알코올중독을 스스로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술을 통해 스트레스, 불안, 우울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려는 행위 역시 일시적인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강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술을 더 찾게 된다면 악순환이 되는 만큼 자신을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알코올 중독 인식이 떨어지고, 음주에 관대한 분위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성인의 적정 음주량은 남성 40g, 여성 20g이다. 소주를 기준으로 남성 약 5잔, 여성 2.5잔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적정 음주량이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음주량도 많고, 빈도도 높아 20대 초반부터 중독이 시작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한 알코올 중단으로 인한 금단 증상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영양 결핍을 위한 치료를 위해 약물 치료도 병행돼야 한다.
미희처럼 정신과 입원 치료도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흔히 정신병원에 입원한다고 하면 폐쇄적인 병동, 환자의 인권침해, 장기 입원 등의 편견이 있지만, 심한 중독자의 경우 술을 갑자기 마시지 않게 되면 급성 금단증상이 나타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만큼 입원 치료가 권장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