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준비했는데…'히틀러 전기톱'에 역습 당한 한국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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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독일 업체와 경쟁서 고전
노르웨이 전차 수주도 독일에 '고배'
2차대전부터 기술력 축적 방산강국
나토-英연방군도 독일 기갑 선호
호주 장갑차 수주전 '촉각'
노르웨이 전차 수주도 독일에 '고배'
2차대전부터 기술력 축적 방산강국
나토-英연방군도 독일 기갑 선호
호주 장갑차 수주전 '촉각'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독일군 MG42 기관총에 떨었다. '히틀러의 전기톱'으로 통하는 이 기관총은 분당 1200발이 나간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초반 노르망디에 상륙하는 연합군의 몸을 꿰뚫은 것도 MG42였다. 독일 방산업체인 라인메탈은 MG42를 개량한 M3를 제작해 세계 곳곳에 공급했다. 현재도 이 회사 M3를 유럽 일부 국가 군대가 사용 중이다.
M3를 비롯해 각종 전차포 장갑차 등 2차 세계대전 독일군 주무기 기술을 계승한 라인메탈은 1889년 출범한 세계적 방산기업이다. 라인메탈과 독일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를 생산하는 KMW의 기술력은 100년 넘게 축적됐다. 쟁쟁한 독일 방산기업과 경쟁하는 K방산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주 육군은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선정 발표 시점을 지난 1월에서 이달 말~다음 달로 미뤘다.
호주 육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IFV)와 라인메탈 링스 장갑차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호주 육군은 레드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말 레드백을 차세대 장갑차로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하지만 호주가 차세대 장갑차 선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배경에 의구심이 커졌다. 한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레드백이 선정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맞서 똘똘 뭉쳐야 한다는 기류가 번지면서 독일 링스가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분석처럼 나토 가입국의 같은 가맹국인 독일의 방산업체 밀어주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노르웨이는 자국 노후 전차를 대체할 차기 모델로 KMW의 레오파르트2A7 전차를 선정하고 54대를 주문하기로 했다. 경합하던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는 고배를 마셨다.
폴란드로 K2 흑표,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면서 K방산의 '르네상스'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한풀 꺾였다. 50억~100억달러(약 13조원) 수출이 기대되는 레드백·K2 수출 성적이 나쁠 경우 올해 방산업계가 예상한 200억달러(약 26조원) 수출 성적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K방산은 지난해 170억달러(약 22조1000억원)의 방산 수출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방산 수출의 상승 곡선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풍산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집트와 전투기 46~100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산도 세계 곳곳에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155㎜ 포탄을 공급하면서 상당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폴란드에 포탄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포탄 재고 부족이 심각한 미국으로 포탄을 수출하는 방안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풍산이 올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출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M3를 비롯해 각종 전차포 장갑차 등 2차 세계대전 독일군 주무기 기술을 계승한 라인메탈은 1889년 출범한 세계적 방산기업이다. 라인메탈과 독일 주력전차 '레오파르트2'를 생산하는 KMW의 기술력은 100년 넘게 축적됐다. 쟁쟁한 독일 방산기업과 경쟁하는 K방산이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주 육군은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선정 발표 시점을 지난 1월에서 이달 말~다음 달로 미뤘다.
호주 육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IFV)와 라인메탈 링스 장갑차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호주 육군은 레드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말 레드백을 차세대 장갑차로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하지만 호주가 차세대 장갑차 선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배경에 의구심이 커졌다. 한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레드백이 선정될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맞서 똘똘 뭉쳐야 한다는 기류가 번지면서 독일 링스가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분석처럼 나토 가입국의 같은 가맹국인 독일의 방산업체 밀어주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노르웨이는 자국 노후 전차를 대체할 차기 모델로 KMW의 레오파르트2A7 전차를 선정하고 54대를 주문하기로 했다. 경합하던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는 고배를 마셨다.
폴란드로 K2 흑표, K9 자주포 등을 수출하면서 K방산의 '르네상스'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한풀 꺾였다. 50억~100억달러(약 13조원) 수출이 기대되는 레드백·K2 수출 성적이 나쁠 경우 올해 방산업계가 예상한 200억달러(약 26조원) 수출 성적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K방산은 지난해 170억달러(약 22조1000억원)의 방산 수출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방산 수출의 상승 곡선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풍산에 기대하는 모습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집트와 전투기 46~100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풍산도 세계 곳곳에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된 155㎜ 포탄을 공급하면서 상당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폴란드에 포탄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포탄 재고 부족이 심각한 미국으로 포탄을 수출하는 방안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풍산이 올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출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