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러 아동인권 위원 임명 후 우크라 아동 불법 이주에 앞장
'납치정책'을 '구조활동'으로 둔갑…러 폭격에 폐허된 마리우폴서 남아 입양도
우크라 입양아 등 23자녀 둔 러 여성, 푸틴과 함께 ICC 체포영장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서 그와 함께 이름을 올린 러시아 여성에게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7일(현지시간) 아동 불법 이주 등 혐의로 ICC 체포 선상에 오른 마리야 리보바-벨로바(38)의 그간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기타 교사 출신의 정치가 리보바-벨로바는 지역 정치인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으며 러시아 정교회 사제를 남편으로 두고 있다.

SNS에 비친 그의 모습은 애국심이 넘치는 독실한 종교인 정도의 이미지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사진만 보면 얼핏 아동 인권을 담당할 적임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2021년 러시아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임명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맡긴 '임무'를 뻔뻔하게 수행해나가기 시작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그가 맡은 주요 임무는 우크라이나 아동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는 '아동 납치 정책'(child abduction policy)를 구조 활동으로 둔갑시키는 것이었다.

우크라 입양아 등 23자녀 둔 러 여성, 푸틴과 함께 ICC 체포영장
지난 1월 러시아 국방 채널에는 러시아로 이주시킨 우크라이나 소녀의 춤과 노래에 맞춰 박수를 보내는 리보바-벨로바의 모습도 담겼다.

그는 "도네츠크 출신의 나스탸는 우리가 양부모를 찾아준 아이 중 한명"이라며 "꿈꿔오던 대가족과 고양이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미화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심지어 푸틴 대통령 앞에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출신 남자아이를 직접 입양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을 탔다.

리보바-벨로바가 "마리우폴에서 온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됐다"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는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그게 핵심"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 언론들 사이에서 '필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마리우폴 아이는 리보바-벨로바의 18번째 입양아로, 친자녀 5명을 더하면 리보바-벨로바의 자녀는 총 23명에 달한다.

리보바-벨로바는 이 밖에도 푸틴 대통령의 연설 현장이나 집회 현장에서 수시로 얼굴을 드러냈으며 우크라이나 아동 강제 이주 계획을 여러 차례 수행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CC의 체포영장에 대해 이날 "국제사회가 우리의 아동 보호 노력을 높이 평가해줘 기쁘다"며 "특히 푸틴 대통령과 같은 팀이 됐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