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과 루나·FTX 사태 등의 여파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하루평균 거래 규모가 반년 새 4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 기준 시가총액은 상반기에 비해 4조원 쪼그라들었다.

코인 거래 1년 새 73% 급감…시총도 36조 증발
19일 금융위원회가 36개 가상자산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조원으로 상반기(5조3000억원) 대비 43% 감소했다. 2021년 하반기(11조3000억원)와 비교하면 73% 급감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2021년 하반기 55조2000억원, 작년 상반기 23조원, 작년 하반기 19조4000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6개월 새 국내 가상자산 시총 하락률은 16%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 감소율(10%)보다 낙폭이 컸다.

금융위 측은 “실물경제 위축에 따른 가격 하락과 테라·루나 사태(5월), 셀시우스 및 스리애로(6월), FTX(11월) 등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업체의 연쇄 파산 등 위기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국내의 경우 일부 발행재단의 허위 유통량 공시 문제로 투자자 신뢰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코인 시장 침체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잠재적 투자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원화예치금(5조9000억원→3조6000억원·38% 감소)과 거래 가능 이용자 수(690만 명→627만 명·9% 감소)가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잡코인’ 대신 우량 코인 선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글로벌 상위 10개 코인에 대한 투자 비중은 작년 상반기 46%에서 하반기 57%로 11%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조사에서 가상자산 거래 중단(상장폐지) 사유를 처음으로 분석했는데 프로젝트 위험(50%), 투자자 보호 위험(22%), 시장 위험(22%) 등 순서로 조사됐다. 투자자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30%), 40대(28%), 20대 이하(21%), 50대(16%), 60대 이상(5%) 순이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