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직을 놓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 간 수싸움이 시작됐다. 친윤과 비윤 구도로 치러진 당 대표 선거와 달리 원내대표 선거는 ‘수도권 대 영남’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말을 거치며 여당 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예정대로 다음달 8일 임기를 마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4월 말까지 임기를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최근 급격히 잦아들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의원총회가 열리는 오는 23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 일정이 공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비윤을 내걸고 선거에 나서는 후보가 없을 전망이다. 지난 8일 김기현 당 대표의 당선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당심이 모아졌고, 비윤계에선 마땅한 후보도 없다. 대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원내대표가 어느 지역에서 나와야 할지를 놓고 예비후보들 사이에 논쟁이 불붙고 있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이 일찌감치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에 도전했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인 만큼 차기 원내대표는 수도권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영남권에서 당 대표가 나오면 원내대표는 수도권 출신이 맡아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례”라며 “당 대표가 영남에서 나온 이상 영남권 인사는 원내대표 선거에 나설 정당성이 약해졌고, 그만큼 승리할 가능성도 크게 낮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잇따라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3명 중 영남 지역 의원은 63명에 이른다. 윤재옥(대구 달서을)·박대출(경남 진주갑) 의원이 유력 후보이며 김태호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도 출마 가능성이 있다.

윤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 승패는 윤석열 정부의 성과와 합리적인 공천, 효과적인 선거 전략 구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주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