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근 전 대위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권법 위반 및 도주치상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여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근 전 대위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여권법 위반 및 도주치상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튜버 이근과 구제역의 신경전이 법원에서도 일어났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 심리로 이근의 여권법위반·도주치상 혐의 첫 공판이 열렸다. 이근은 여권법위반 혐의는 모두 인정했지만, 도주치상 혐의는 부인했다.

구제역은 이근이 재판이 시작하기 전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등장해 재판이 진행되는 재판장 복도에서 대기했다. 이후 재판이 끝나고 나온 이근에게 "신용불량자던데, 맞냐", "피해자에게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구제역은 그동안 이근과 관련된 부정적인 내용을 언급해왔고, 이근 역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비만 방구석 렉카가 계속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면서 공개적으로 구제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 왔다.

이근은 취재진을 향해 혐의와 관련해 말을 하려다 구제역과 마주한 후 "XX"라고 욕설을 했고, 구제역이 반복해서 질문을 하자 얼굴을 쳐 안경이 날아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법원 관계자들이 "소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저지했다.

하지만 구제역은 곧바로 전화를 걸어 "폭행을 당했다"면서 신고를 했고 "피해가 심하니 경찰차와 구급차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밖에 나온 후 취재진에게 관련 혐의에 대해 말하는 이근에게 구제역은 반복해서 "신용불량자 이근 씨"를 외쳤다. 이근은 자신을 촬영하던 구제역의 휴대전화를 쳤고, 휴대전화가 날아가자 구제역은 "재물파손"라면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근은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 유튜버로 '가짜사나이' 등에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얻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하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참전 소식을 전해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근은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병 부대 국토방위군국제여단 소속으로 활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떠났다고 밝혔지만, 외교부에 의해 여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당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근이 부상 치료를 위해 같은 해 5월 입국하자 6월 불구속 송치했고, 올해 1월 재판으로 넘겨졌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근의 뺑소니 혐의에 대해서도 함께 다뤄졌다. 이근은 지난해 7월 22일 오후 2시쯤 서울 중구에서 운전 도중 오토바이와 사고를 내고도 별도의 구조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이근은 음주 상태는 아니었지만, 검찰은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한 과실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근에 대한 다음 재판은 4월 24일 진행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