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UBS가 크레디트 스위스를 32억달러(4조2천억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에도 은행의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크레디트스위스 그룹과 UBS 등 주요 은행 주가가 폭락했다. 미국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이 날 S&P글로벌에 의해 정크 등급으로 또 다시 강등됐다.

20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개장 직후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은 63.2% 폭락했으며 UBS그룹은 13.5% 하락했다. ING, 도이치뱅크 바클레이즈 등의 은행이 4% 이상 하락하면서 유럽의 은행업 지수는 오전장에서 2% 이상 떨어졌다.

미국 시장에서도 크레디트 스위스와 UBS의 미국ADR(주식예탁증권)은 각각 55%, 8% 폭락했다.

유럽에서는 크레디트 스위스에 대한 UBS의 인수 합의 직후에도 유럽의 은행 주가와 은행업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은행 주식의 영향으로 Stoxx Europe 600지수는 1.4% , FTSE 100은 1.3%, 독일의 DAX 가 1.5%, 프랑스의 CAC 40도 1.4% 등 일제히 떨어졌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회계 규모는 지난해 말 약 5300억 스위스프랑( 747조원) 규모로 붕괴 당시 리먼 브라더스의 두 배 규모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시어링은 크레디트 스위스가 인수됨에 따라 기업으로서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종식시키게 됐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32.5억달러 (주당 0.5스위스프랑)로 보고된 가격이 장부가치의 4%, 연초 시장 가치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5,700억달러 자산의 상당 부분이 상각되거나 상각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FRC)도 이 날 개장전 거래에서 20% 폭락했다. 이 날 S&P글로벌이 전 날 늦게 이 은행의 장기 채권을 BB+에서 B+로 정크 상태로 하향 조정했다.

S&P글로벌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300억달러 규모의 구제 패키지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글로벌은 지난 주 15일 A-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강등한 후 일주일도 안되어 두번째 강등이다.

JP 모건체이스 (JPM), 뱅크오브아메리카 (BAC), 씨티그룹( C) 등 11개 은행 컨소시엄은 이 은행에 300억 달러를 최소 120일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S&P 글로벌의 신용 분석가인 니콜라스 웨첼은 "지난 주 상당한 예금 유출로 유동성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태”라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유동성, 자금 조달 및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1개 은행의 컨소시엄 외에 3월 10일부터 3월 15일까지 연방 준비 은행으로부터의 일일 차입금이 200억 달러에서 1,09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 ADR 주가 차트]
UBS의 크레디트스위스 인수에 두 은행 주가 폭락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