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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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주말 동안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4월물)은 전장보다 1.61달러(2.36%) 하락한 배럴당 66.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치다. WTI 가격은 한 주간 12.96% 하락했다. 2주 동안의 하락률은 16.24%에 달한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 선물(5월물)도 전 장보다 1.61달러, 2.36% 크게 떨어진 배럴당 66.74달러로 거래를 끝냈다. 브렌트유는 지난 10일간 15%가량 하락했다.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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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했고 유가는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연초부터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하반기에 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은행의 타격은 경기 전반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투자자들은 유가 하락은 실물 원유에 대한 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투기적 상품 포지션의 움직임과도 관계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그 레그게이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배런스에 "저금리의 자금이 금융권을 휘젓고 있는 것처럼 투기적 상품 포지션을 보유하기 위한 비용이 커지면서 단기물 원유 옵션 상품이 거의 13% 폭락했다"라고 했다.

원유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가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레그게이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3개 분기 동안 1억2000만배럴의 원유가 저장소에 쌓였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들도 글로벌 원유 재고가 4600만배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원유 시장이 두 달간 공급 과잉으로 5월까지 가격이 크게 뛰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19일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됐던 세계적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위기가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의 인수로 급한 불을 끄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오늘 CS 인수를 발표했다"고 했다. 인수 총액은 32억3000만달러로,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카린 켈러 서터 스위스 재무장관은 "CS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인수는)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국가와 납세자, 세계 금융 안정성에 있어서 위험이 적다"고 했다. 이어 "이번 조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 상업적 해법"이라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 시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SNB는 이번 인수 지원을 위해 최대 1000억 달러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SNB는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