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백신연구소는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의 국내 임상 1상에서 첫 피험자 투여를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1상은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한다. CVI-VZV-001의 용량별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또 최대 투여 용량 및 임상 2상의 권장용량과 면역원성 등을 관찰한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과 분당차병원에서 진행된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한다. 통증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대상포진이 치료된 뒤에도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 등의 합병증을 유발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통증 조절이 어려우며, 현재 항우울제와 마약성 진통제 등이 사용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에서의 발병률이 높다. 최근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대상포진 예방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현재 상용화된 대상포진 예방백신은 세계적으로 약독화 생백신과 재조합 단백질 백신 2종류다. 약독화 생백신은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예방률이 30%대에 불과하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90% 이상으로 우수한 방어효과를 보이고 있다.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 등장한 이후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2017년 7억달러에서 2019년 23억달러로 커졌다. 시장 점유율도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대상포진 재조합 단백질 백신에는 면역증강 물질이 포함됐다. 때문에 주사 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발열 및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1~2일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차백신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재조합 단백질 대상포진 백신 CVI-VZV-001이 기존 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동물 실험에서 상용화된 재조합 단백질 백신과 동등 이상의 효능을 확인했다. 또 CVI-VZV-001에 사용된 면역증강 물질은 B형간염 치료백신에서 임상을 진행한 결과 통증이 발생하지 않았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임상과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