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구를 막은 탑차. /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입구를 막은 탑차. / 사진=연합뉴스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주차 문제를 두고 입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아파트 측이 단지 내 탑차 주차를 금지하자 이에 분노한 탑차 차주가 단지 입구를 차로 막아버린 것이다.

20일 인천 부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6시쯤 인천시 부평구 한 아파트에서 "1t 탑차가 입구 차단기 앞에 주차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방문자 전용 입구에 세워진 탑차를 발견했다. 바로 옆 입주자 전용 입구로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입주민들 사이에선 '비상식적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주민은 탑차 앞뒤로 차를 세워 오도 가도 못하게 하거나, 탑차에 포스트잇을 써 붙여 성토하기도 했다. 경찰은 아파트 단지 도로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견인 조치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갈등은 최근 아파트에서 탑차를 소유한 주민들에게 단지 내 주차를 금지하면서 빚어졌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측은 주차관리 규정을 근거로 높이 2.3m가 넘는 차량은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단지 내 안전성 확보 등을 이유로 지상 주차와 진입을 막았다. 대신 인근 체육시설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해당 탑차 소유주 A씨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입주 계약 당시 탑차도 지상에 주차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으며, 대안으로 안내받은 체육시설 주차장은 도보로 20분이나 떨어져 있다는 주장이다.

A씨는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파트 계약 당시 모델 하우스에 (화물차) 지상 주차 가능한지 물어보니 '지상 주차장 있다'고 했다"며 "지상으로 들어가는 주차장 문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파트 임대 분양에 계약했다"고 적었다.

이어 "당초 승용차와 화물차 모두 입주자 등록을 시켜줘서 화물차를 단지 안 갓길에 주차했는데, 시간이 지나 갑자기 투표를 진행해 탑차 주차가 불가능해졌다"며 "화물차 입주자들에게는 전화 한 통 없었다. 주차 공간을 만들어 주지도 않고 알아서 주차하란 식"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