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효과? "고전의 힘"…'파우스트' 유인촌·박해수·박은석·원진아의 진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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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파우스트' 출연 배우들이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진심을 가감 없이 전했다.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는 21일 서울시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 무대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파우스트'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가 인간 파우스토를 두고 신과 내기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 세계적인 문호 괴테의 60년 역작인 동명 소설을 연극 무대로 옮겼다. 많은 사람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평생 학문을 공부한 파우스트는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할 때, 악마 메피스토가 등장해 인간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제안을 건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우스트'가 고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지만, 유인촌과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 등 유명 배우들을 동시에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유인촌은 물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대세 배우로 등극한 박해수,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은석과 원진아가 교체 배우 없이 '원캐스트'로 연기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화려한 캐스팅을 성공시킨 비법에 대해 양정웅 연출가는 웃으며 "솔직히 어려운 게 하나도 없었다"며 "저희 대사 중에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냥 그렇게 매끄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1996년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연기했고, 27년 만에 돌아온 '파우스트'에서 늙은 학자 파우스트 역을 맡은 유인촌은 "욕구가 있었던 거 같다"며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박해수 역시 "저 역시 그 부분(욕망) 때문이었다"면서 의견을 더했다. 박해수는 "'파우스트'는 짧은 시간에 표현할 수 있는 작품도 아니고, 무게감도 있고, 연습의 과정도 있고, 원캐스팅이라는 게 있어서 큰 시간이 필요했다"며 "그런데도 출연을 결정한 건, 욕망이 발휘된 거 같다. '파우스트'라는 작품과 메피스토라는 역할을 원했고, (유인촌) 선생님과 호흡하고 싶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은석은 2막에 등장하는 젊은 파우스트 역을 맡아 유인촌과 함께 2인 1역으로 활약한다.
박은석 역시 "저도 연기를 연극으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뮤지컬은 그래도 요즘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났지만, 아직 연극은 그렇지 않은 거 같다"며 "배우로서 한 작품이나 텍스트에서 허우적거리고, 무게에 눌려서 고민하는 작품을 원했고, 작품을 많이 하지 않는 유인촌 선생님과 또 언제 이렇게 함께할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런 훌륭한 분들이 원캐스트가 된다는 것도, 3~4개월 시간을 비우는 게 쉽지 않다"며 "그런데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 같아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원진아는 젊은 파우스트와 풋풋한 로맨스를 보여줄 그레첸을 연기한다. 원진아는 "저는 공연과 접점이 많진 않았는데, 작품을 하면서도 '내가 과연 배우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갖고 계속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파우스트' 제안받았다"며 "제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제안을 듣자마자 겁도 없이 덥석 잡았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렇게 연기를 하는 거 자체가 '앞으로 계속 연기해도 된다'는 메시지 같아 벅찬 마음뿐이다"고 전했다. '파우스트'는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삶과 아주 밀접히 맞닿아 있다는 평이다. 인간의 욕망을 근원적으로 다루고 있는 동시에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자화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역시 고전이 갖는 의미에 집중했다.
유인촌은 "연극 자체가 시대의 거울 역할을 하는데, '파우스트'는 괴테가 이 작품을 쓸 때도, 과거를 끌고 와 현재를 보여주며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며 "250년 전에 쓰인 작품이지만, 그래서 현대의 우리와 떼 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고 해석했다.
양정웅 연출가는 "메피스토의 언어는 현대인의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현대인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그렇게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박해수는 최첨단 시대, OTT가 범람하며 더욱 편한 시청이 가능한 환경에서 '공연'이라는 불편함을 감당해야 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했다. 박해수는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건 그 속의 가치관을 경험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자신의 가치관이 가장 중요하고, 끄고 싶을 때 끄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연극을 보면서 작품 그 자체의 가치관을 엿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작품은 고전이지만, 현대적인 자유로운 상상력을 만들어 보기에 어렵지 않다"며 "그래서 12세 관람가"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한편 '파우스트'는 '해럴드&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리처드 3세', '오이디푸스' 등 고전극의 묵직한 메시지와 클래식의 위대함을 대중적으로 전해온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 다섯 번째 주자로 제작됐다. 오는 31일부터 오는 4월 29까지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상연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는 21일 서울시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 무대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파우스트'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가 인간 파우스토를 두고 신과 내기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 세계적인 문호 괴테의 60년 역작인 동명 소설을 연극 무대로 옮겼다. 많은 사람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평생 학문을 공부한 파우스트는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할 때, 악마 메피스토가 등장해 인간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제안을 건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우스트'가 고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지만, 유인촌과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 등 유명 배우들을 동시에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유인촌은 물론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대세 배우로 등극한 박해수,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박은석과 원진아가 교체 배우 없이 '원캐스트'로 연기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화려한 캐스팅을 성공시킨 비법에 대해 양정웅 연출가는 웃으며 "솔직히 어려운 게 하나도 없었다"며 "저희 대사 중에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냥 그렇게 매끄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1996년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을 연기했고, 27년 만에 돌아온 '파우스트'에서 늙은 학자 파우스트 역을 맡은 유인촌은 "욕구가 있었던 거 같다"며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메피스토 역을 맡은 박해수 역시 "저 역시 그 부분(욕망) 때문이었다"면서 의견을 더했다. 박해수는 "'파우스트'는 짧은 시간에 표현할 수 있는 작품도 아니고, 무게감도 있고, 연습의 과정도 있고, 원캐스팅이라는 게 있어서 큰 시간이 필요했다"며 "그런데도 출연을 결정한 건, 욕망이 발휘된 거 같다. '파우스트'라는 작품과 메피스토라는 역할을 원했고, (유인촌) 선생님과 호흡하고 싶었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은석은 2막에 등장하는 젊은 파우스트 역을 맡아 유인촌과 함께 2인 1역으로 활약한다.
박은석 역시 "저도 연기를 연극으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뮤지컬은 그래도 요즘 참여하는 분들이 늘어났지만, 아직 연극은 그렇지 않은 거 같다"며 "배우로서 한 작품이나 텍스트에서 허우적거리고, 무게에 눌려서 고민하는 작품을 원했고, 작품을 많이 하지 않는 유인촌 선생님과 또 언제 이렇게 함께할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이런 훌륭한 분들이 원캐스트가 된다는 것도, 3~4개월 시간을 비우는 게 쉽지 않다"며 "그런데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 같아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원진아는 젊은 파우스트와 풋풋한 로맨스를 보여줄 그레첸을 연기한다. 원진아는 "저는 공연과 접점이 많진 않았는데, 작품을 하면서도 '내가 과연 배우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갖고 계속 연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파우스트' 제안받았다"며 "제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제안을 듣자마자 겁도 없이 덥석 잡았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이렇게 연기를 하는 거 자체가 '앞으로 계속 연기해도 된다'는 메시지 같아 벅찬 마음뿐이다"고 전했다. '파우스트'는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삶과 아주 밀접히 맞닿아 있다는 평이다. 인간의 욕망을 근원적으로 다루고 있는 동시에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에게 자화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촌 역시 고전이 갖는 의미에 집중했다.
유인촌은 "연극 자체가 시대의 거울 역할을 하는데, '파우스트'는 괴테가 이 작품을 쓸 때도, 과거를 끌고 와 현재를 보여주며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전했다"며 "250년 전에 쓰인 작품이지만, 그래서 현대의 우리와 떼 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고 해석했다.
양정웅 연출가는 "메피스토의 언어는 현대인의 욕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현대인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고, 그렇게 시대와 시대를 연결하는 거 같다"고 전했다.
박해수는 최첨단 시대, OTT가 범람하며 더욱 편한 시청이 가능한 환경에서 '공연'이라는 불편함을 감당해야 하는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전했다. 박해수는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건 그 속의 가치관을 경험하겠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자신의 가치관이 가장 중요하고, 끄고 싶을 때 끄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환경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연극을 보면서 작품 그 자체의 가치관을 엿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작품은 고전이지만, 현대적인 자유로운 상상력을 만들어 보기에 어렵지 않다"며 "그래서 12세 관람가"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한편 '파우스트'는 '해럴드&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리처드 3세', '오이디푸스' 등 고전극의 묵직한 메시지와 클래식의 위대함을 대중적으로 전해온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 다섯 번째 주자로 제작됐다. 오는 31일부터 오는 4월 29까지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상연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