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 챗봇 '바드'를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일반인에 공개했다.     구글
구글이 인공지능 챗봇 '바드'를 미국과 영국에서 먼저 일반인에 공개했다. 구글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구글이 챗GPT의 대항마로 준비한 AI 챗봇 '바드'를 영국과 미국의 사용자에게 우선적으로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초 챗GPT 기술을 결합한 검색엔진 빙의 새 버전을 출시한 뒤 바드를 급하게 공개했다가 오답을 내놓으며 체면을 구긴지 한 달 반 만이다.

구글은 21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의 사용자들이 구글의 바드 웹페이지의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바드를 테스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드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 접속해야 한다. 구글은 앞으로 다른 언어와 국가로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시 차오 구글 제품담당 부사장은 "바드를 사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호기심을 키울 수 있다"며 "바드를 사용하고 피드백을 공유해달라"고 사용자들에게 요청했다.

바드는 사용자와 생성형 AI 기술의 협업을 위한 초기 실험이라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바드는 최신 답변을 내놓기 위해 고품질 정보라고 판단한 소스에서 답을 찾아내도록 설계됐다. 예전 정보를 바탕으로 답하는 경우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상승했다. 알파벳 A주는 이날 정규장에서 3.66% 오른104.92달러로 거래를 마친 뒤 시간외 거래에서는 0.59% 하락한 104.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구글이 21일(현지시간) 공개한 AI 챗봇 바드의 시연 모습. 사용자의 질문에 3가지 답변 초안을 제시한다.          구글
구글이 21일(현지시간) 공개한 AI 챗봇 바드의 시연 모습. 사용자의 질문에 3가지 답변 초안을 제시한다. 구글
이번에 공개된 바드는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에 대해서 3개의 초안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딸에게 플라이 낚시를 소개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3가지 방법을 내놨다. 사용자는 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택할 수 있다. 일방적인 답을 내놓아 실수하기보다는 복수의 답을 통해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안전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과 마찬가지로 바드와 연속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사용자의 질문에 바드가 답하고 그 답 안에서 사용자가 심화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대화가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도입했다. 엘리 콜린슨 구글 연구부문 부사장은 "상호 대화를 유용하면서 주제에 맞게 유지할 수 있도록 대화를 교환하는 횟수를 제한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제한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루 채팅 수를 제한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구글이 미국과 영국에서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바드는 오답을 내놓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구글
구글이 미국과 영국에서 21일(현지시간) 공개한 바드는 오답을 내놓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구글
구글은 이전에 오답을 내놓았던 경험을 의식한 듯 바드가 실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용자가 바드를 열면 "바드는 실험"이라며 "부정확하거나 부적절한 답을 제공할 수 있다"라는 팝업창이 뜬다. 바드의 응답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면 브라우저 하단에 있는 '구글 잇(it)' 버튼을 눌러 구글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바드가 내놓은 답 옆에는 '구글의 관점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텍스트도 띄워 불완전성을 인지시켰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많은 사람들이 바드를 테스트하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사용자 피드백으로 제품과 기본 기술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 직원 8만명이 바드를 테스트하는 데 기여했다"며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갖고 있는 1만명의 외부 전문가로부터 테스터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