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8일 한 60대 남성이 여고 앞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현수말을 내걸어 논란이 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해 3월 8일 한 60대 남성이 여고 앞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현수말을 내걸어 논란이 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앞에서 '할아버지 아이를 낳고 살 여성을 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22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부장판사 김희영) 심리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 대한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A 씨는 지난해 3월 15일 오후 4시께 대구 달서구 한 여고 앞에서 자신의 오토바이에 "아이 낳고 살림할 여성 종 구합니다" 등의 현수막을 걸어둔 혐의를 받는다.

앞서 같은 달 8일에도 그는 인근의 다른 여고 앞에서 '혼자 사는 험한 할아버지 아이 낳고 살림할 희생 종 생활을 하실 13~20세 사이 여성분 구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화물차에 내걸었다.

해당 현수막에는 "세상과 뜻이 달라 도저히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은 이 차량으로 와라" 등의 문구와 A 씨의 연락처로 추정되는 번호 등도 함께 적혀있었다.
현수막을 내건 60대 남성. /사진=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현수막을 내건 60대 남성. /사진=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 캡처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조현병을 앓고 있어, 행정입원을 한 뒤 현재까지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날 최후 변론으로 "대를 잇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특정인에게 요구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고, 문구 역시 음란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형사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선처를 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40시간의 성폭력 범죄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기관 취업제한 5년도 함께 요청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