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급한 불 끈 CS쇼크…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 트리거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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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최성종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위원
지난 19일 스위스 1, 2위 은행인 UBS와 크레딧 스위스의 합병이 발표됐다. 스위스 경제 및 은행 시스템 안정을 위한 스위스 금융 당국의 적극 개입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두 은행의 합병이 결정됐다. 미국 중소형은행들의 연속적인 파산 이후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크레딧 스위스는 다음 파산 가능성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위스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파산 절차에 들어갔던 실리콘밸리은행(SVB) 대비 크레딧 스위스의 자산 규모가 크고,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s)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내에서도 UBS에 이어서 2위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합병 내용을 살펴보면, 크레딧 스위스 주주는 22.48주에 대해서 UBS 1주를 받게 되며, 인수 금액은 약 32.3억달러 수준이다. 합병은 주주 승인 없이 진행되며, 2023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주가 기준으로는 주당 0.76 CHF로 3월 17일 종가(1.86 CHF) 대비 약 59% 할인된 가격이다. UBS와 크레딧 스위스 합병으로 다른 대형은행으로의 위험 전이 가능성은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크레딧 스위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AT1) 158억 CHF(스위스프랑)가 전액 상각되면서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 Financial Market Supervisory Supervisory Authority)에 의해 크레딧 스위스의 신종자본증권(AT1)이 상각(Write-down)되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의 형태이지만, 영구채 및 상각 조건 등이 반영되면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정 조건(Trigger)에 도달하게 될 경우 신종자본증권은 상각된다. 크레딧 스위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상각되는 조건은 ‘Contingency Event’ 또는 ‘Viability Event’가 있다. ‘Contingency Event’는 크레딧 스위스의 CET1 비율이 일정 수준(5.125% 또는 7%) 이하로 떨어질 경우 상각되는 조건이다. ‘Viability Event’의 경우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에서 크레딧 스위스의 상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하거나, 구제금융 등을 받을 경우 적용되는 조건이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은 ‘Viability Event’를 적용해 크레딧 스위스의 신종자본증권(AT1) 상각을 크레딧 스위스에 통보했다.
UBS의 크레딧 스위스 인수로 은행 파산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되겠으나,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해 발행된 신종자본증권(AT1)이 실제 은행 자본 보강을 위해 상각된 사례가 발생한 만큼 다른 은행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AT1)들에 대해서도 경계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유럽은행 신종자본증권(AT1)의 트리거 조건에 대해서 재검토와 함께 당분간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에 포함되는 은행들은 해당 Bucket에 적용되는 비율이 추가적으로 적용된다. 미국 대형은행인 JP모건의 경우 Bucket 4에 포함되고 있기 때문에 2.5%p의 추가 자본 적립이 필요하다. 크레딧 스위스도 Bucket 1에 포함되어 1.0%p의 추가 자본 적립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은 매년 11월 발표되며, Bucket이 높을수록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2022년말 기준 크레딧 스위스의 자본비율은 14.1%로 규제 수준 대비 버퍼를 보유하고 있었다. 2022년 4분기 40억 스위스프랑의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자본비율이 3분기 12.6%에서 개선되었다. 단기 유동성을 판단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경우 2022년말 기준 144%로 과거 대비 낮아졌지만, 규제는 상회하고 있었다. 자본비율 개선과 규제 대비 높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에도 불구하고 고객 이탈, 지속되는 손실과 파산 우려가 재부각된 점, Annual Report 발표의 Technical Delay 등이 이슈가 되면서 합병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크레딧 스위스는 2021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고, 그린실 캐피탈 및 아케고스 캐피탈 사태 이후 리스크 통제 및 평판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최근 크레딧 스위스는 2022년 Annual Report 발표를 연기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료공개 통제와 과정에 중대한 허점(Material weakness)이 발견된 점이 알려졌다. 수익성과 평판리스크 저하가 크레딧 스위스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크레딧 스위스와 달리 다른 대형 유럽 은행들의 경우 과거 대비 높아진 금리 레벨을 토대로 순이자이익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었다.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은 규제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대부분 2022년 총예금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크레딧 스위스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지속적인 수익 창출, 유동성 확보, 규제 대비 안정적인 자본비율 버퍼를 감안할 때 다른 유럽 대형은행들은 크레딧 스위스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된다. 트리거 발생으로 인해 실제 손실이 발생한 만큼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재평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스위스 신종자본증권(AT1) 이외의 신종자본증권(AT1)의 가치 소멸 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해서 개별 채권별로 트리거 재검토와 함께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최성종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연구위원
지난 19일 스위스 1, 2위 은행인 UBS와 크레딧 스위스의 합병이 발표됐다. 스위스 경제 및 은행 시스템 안정을 위한 스위스 금융 당국의 적극 개입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두 은행의 합병이 결정됐다. 미국 중소형은행들의 연속적인 파산 이후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크레딧 스위스는 다음 파산 가능성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위스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파산 절차에 들어갔던 실리콘밸리은행(SVB) 대비 크레딧 스위스의 자산 규모가 크고,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G-SIBs)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내에서도 UBS에 이어서 2위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
합병 내용을 살펴보면, 크레딧 스위스 주주는 22.48주에 대해서 UBS 1주를 받게 되며, 인수 금액은 약 32.3억달러 수준이다. 합병은 주주 승인 없이 진행되며, 2023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주가 기준으로는 주당 0.76 CHF로 3월 17일 종가(1.86 CHF) 대비 약 59% 할인된 가격이다. UBS와 크레딧 스위스 합병으로 다른 대형은행으로의 위험 전이 가능성은 다소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크레딧 스위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AT1) 158억 CHF(스위스프랑)가 전액 상각되면서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FINMA, Financial Market Supervisory Supervisory Authority)에 의해 크레딧 스위스의 신종자본증권(AT1)이 상각(Write-down)되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의 형태이지만, 영구채 및 상각 조건 등이 반영되면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정 조건(Trigger)에 도달하게 될 경우 신종자본증권은 상각된다. 크레딧 스위스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상각되는 조건은 ‘Contingency Event’ 또는 ‘Viability Event’가 있다. ‘Contingency Event’는 크레딧 스위스의 CET1 비율이 일정 수준(5.125% 또는 7%) 이하로 떨어질 경우 상각되는 조건이다. ‘Viability Event’의 경우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에서 크레딧 스위스의 상환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판단하거나, 구제금융 등을 받을 경우 적용되는 조건이다. 스위스 금융시장감독청은 ‘Viability Event’를 적용해 크레딧 스위스의 신종자본증권(AT1) 상각을 크레딧 스위스에 통보했다.
UBS의 크레딧 스위스 인수로 은행 파산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되겠으나,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해 발행된 신종자본증권(AT1)이 실제 은행 자본 보강을 위해 상각된 사례가 발생한 만큼 다른 은행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AT1)들에 대해서도 경계감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유럽은행 신종자본증권(AT1)의 트리거 조건에 대해서 재검토와 함께 당분간 신중한 접근을 권고한다.
CS의 수익성과 평판리스크 저하 지속이 부담
글로벌 은행들은 일정 수준의 자본비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을 유지하도록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자본비율의 경우 CET1비율이 4.5%, Tier 1 비율이 6%, 총자본비율이 8% 이상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자본보전완충자본 2.5%, 경기대응완충자본 0~2.5%,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 0~3.5%가 적용된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국가별로 상이하게 적용되고 있는데, 기존 0%를 적용하던 독일이 올해 2월부터 0.75%를 적용하고 있다. 프랑스도 4월부터 0.5%를 적용하고, 2024년 1월부터는 1%를 적용한다.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다.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에 포함되는 은행들은 해당 Bucket에 적용되는 비율이 추가적으로 적용된다. 미국 대형은행인 JP모건의 경우 Bucket 4에 포함되고 있기 때문에 2.5%p의 추가 자본 적립이 필요하다. 크레딧 스위스도 Bucket 1에 포함되어 1.0%p의 추가 자본 적립이 필요하다. 글로벌 시스템적 중요은행은 매년 11월 발표되며, Bucket이 높을수록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2022년말 기준 크레딧 스위스의 자본비율은 14.1%로 규제 수준 대비 버퍼를 보유하고 있었다. 2022년 4분기 40억 스위스프랑의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자본비율이 3분기 12.6%에서 개선되었다. 단기 유동성을 판단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의 경우 2022년말 기준 144%로 과거 대비 낮아졌지만, 규제는 상회하고 있었다. 자본비율 개선과 규제 대비 높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에도 불구하고 고객 이탈, 지속되는 손실과 파산 우려가 재부각된 점, Annual Report 발표의 Technical Delay 등이 이슈가 되면서 합병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크레딧 스위스는 2021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고, 그린실 캐피탈 및 아케고스 캐피탈 사태 이후 리스크 통제 및 평판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와 함께 최근 크레딧 스위스는 2022년 Annual Report 발표를 연기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료공개 통제와 과정에 중대한 허점(Material weakness)이 발견된 점이 알려졌다. 수익성과 평판리스크 저하가 크레딧 스위스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펀더멘털은 양호하나, 신중한 접근 필요
크레딧 스위스와 달리 다른 대형 유럽 은행들의 경우 과거 대비 높아진 금리 레벨을 토대로 순이자이익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었다. 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은 규제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대부분 2022년 총예금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크레딧 스위스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지속적인 수익 창출, 유동성 확보, 규제 대비 안정적인 자본비율 버퍼를 감안할 때 다른 유럽 대형은행들은 크레딧 스위스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이다.
다만,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된다. 트리거 발생으로 인해 실제 손실이 발생한 만큼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한 재평가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스위스 신종자본증권(AT1) 이외의 신종자본증권(AT1)의 가치 소멸 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을 높일 수 밖에 없다. 유럽 은행 신종자본증권(AT1)에 대해서 개별 채권별로 트리거 재검토와 함께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