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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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한국계 아동이 싸 온 김치 반찬 도시락을 보고 학부모에게 “냄새가 역하다”며 항의한 사연이 알려졌다. 현지 온라인상에선 해당 교사의 행동이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21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한인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5세 아들을 둔 30대 한국인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 A씨가 지난 13일 아들의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게 된 사연이다.

A씨는 “교사가 매우 무례한 말투로 ‘그런 역겹고 부적절한 도시락을 싸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까지 선생님과 항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터라 이런 말을 듣고 상당히 경악했다”며 “아들의 도시락에서 ‘다른 학생들을 방해하는 기분 나쁜 악취가 난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가 평소 아들의 점심 도시락으로 싸준 메뉴는 블루 치즈, 염소 치즈, 김치와 스팸, 셀러리 스틱, 스리라차 소스와 나초 등이다.

이런 항의받은 A씨는 “건강에 좋은 최고의 식단은 아니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준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교사는 A씨에게 “당신의 뜻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 점심은 유치원에 보내기에 너무 부적절하다”는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내 언쟁이 이어졌다.

A씨는 “아들의 선생님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런 고민에 달린 댓글은 5600여개, 추천은 2만2000개가 넘는다.

대다수 의견은 다양성을 수용하지 못한 교사의 행동은 인종차별이라는 쪽으로 수렴했다. 교사가 아닌 아이들이 김치 냄새에 불만을 제기했더라도, 나서서 문화 차이에 대해 알려줘야 할 사람이 교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편, 미국에서 김치는 더 이상 생소한 음식은 아니다. 연간 대미 김치 수출액은 2018년 900만 달러(117억원)에서 2019년 1480만 달러, 2020년 2300만 달러, 지난해 2820만 달러(368억원)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말 대미 김치 수출액은 동기 대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미 김치 수출액은 267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7%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7991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2% 증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