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산 넘어 산' 美 정부의 중국 반도체 생산 규제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등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의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10년간 첨단 반도체(18나노 미만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 능력을 5%(범용은 10%) 이상 확장하지 못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중국에서 첨단 공정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10년간 5% 미만 생산 능력 확장’은 ‘신·증설 금지’나 마찬가지다. 중국 반도체 사업은 ‘현상 유지’만 하라는 것이다. 생산량의 85%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소비되는 경우 10% 이상 설비 투자가 가능하지만, 범용 제품에만 적용된다. 그나마 생산 능력 확장 기준을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으로 정한 점은 다행이다. 초미세공정 기술의 발전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안 늘려도 칩 생산량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약 68조원을 투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이 대중 견제 의지를 거듭 내보이며 ‘10년 뒤엔 중국에서 철수하라’고 압박한 것이어서 문제가 간단치 않다. 중국 의존도 축소는 불가피하지만, 한국 반도체 수출의 40%를 담당하는 최대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중국 생산시설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최대한 실익을 얻어내야 하는 이유다.

    이것 외에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와 보조금 독소조항 리스크가 여전해 난관은 첩첩산중이다.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는 오는 10월, 1년 유예 기간이 끝나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정부는 다음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에서 1억5000만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으면 기업 상세정보를 공개하고 초과 이익은 공유하라는 ‘불평등 조항’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탓에 삼성전자가 텍사스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건설비가 10조5000억원 이상 더 들 전망이어서 ‘배꼽이 큰’ 보조금 지급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순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조차 ‘좌파 정책’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도를 넘은 반도체 패권법이 동맹국 간 신뢰를 흔들 것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미국 내 우호 세력을 끌어들여 여론전도 펼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업계는 긴밀히 소통하면서 미국이 우리 입장을 최대한 받아들이도록 외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 300조원을 들여 경기 용인에 세계 최대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반도체 대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ADVERTISEMENT

    1. 1

      [사설] 이제야 법정 가는 '이재명 대장동 의혹'…'지체된 정의' 경계한다

      위례신도시 및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기소됐다. 2021년 9월 수사가 본격화한 지 1년6개월 만이다.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

    2. 2

      [사설] 다급한 경제법안 제쳐 놓고 사회적경제법 강행하는 野

      더불어민주당이 공공기관 구매액의 최대 10%를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에서 의무적으로 사도록 하는 이른바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제 국회 기획재정위 경제재정소위...

    3. 3

      [사설] 정치 생명 걸고 연금개혁 관철한 마크롱의 결기

      하원의 총리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프랑스 연금개혁안이 극적으로 마지막 관문을 넘었다. ‘연금 수령 개시 시점(정년) 2년 연장’이 핵심인 연금개혁법 통과 과정은 포퓰리즘을 이겨내고 개혁을 관철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