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돈 몰리는 코스닥, 이유 있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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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권부 유주안 기자와 함께 연초 이후 18% 가량 반등에 성공하며 개인투자자들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는 코스닥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이야기 계속해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연초 이후 코스닥 시장 반등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연초이후 코스닥 지수가 약 18% 상승한 배경으로 크게 세 가지를 추려봤습니다.
인플레 둔화, 또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긴축 속도 완화 기대감이 성장주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과, 실리콘밸리은행·크레딧스위스 등 금융불안으로 인한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에 따른 반사효과, 인공지능과 이차전지 등 확실한 주도주의 존재가 코스닥 강세 배경입니다.
코스닥 시장의 큰 특징이 대외 환경에 직접 노출된 코스피와 달리 개별종목으로 접근하는 시장, 미래 먹거리를 선도하는 성장주 위주의 시장이란 점인데 에코프로 3형제 등 2차전지, 로봇 등 확실한 주도주를 중심으로 시장 상승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약 3개월 만에 무려 4배나 되는 수익률을 가져다준 종목 탄생했습니다.
수급측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요 연초이후 3조원, 이달 들어 2조4천억원 순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힘 여실히 드러났고, 덕분에 지난 14일의 경우 하루 거래대금이 무려 14조 4천억원으로 코스피시장의 거의 두 배 가까운 돈이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나요?
<기자>
은행권 리스크 등 유가증권시장에는 유리하지 않은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긴축완화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입니다.
또한 시장을 주도하는 테마나 산업으로 주도권이 옮겨가며 상승세를 이끄는 이른바 순환매 양상이 보이는 것도 당분간 시장 강세를 점치는 원인으로 꼽힙니다.
월별 상승 주도 종목을 살펴보면 1월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이면서 그야말로 AI돌풍이 시작됐고, 코난테크놀로지,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등 관련주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습니다. 2월에 2차전지 에코프로가 상위로 들어왔고, 셀바스헬스케어, 셀바스AI같은 헬스케어가 진입했습니다. 3월에 들어서도 아스타, 자이글 등 바이오 헬스케어가 상승세를 이어받아 고공행진중입니다.
이번주 들어서 에코프로 등 2차전지가 재차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다시말해 시장을 주도하는 다음 테마, 그 다음 테마를 찾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있고, 순환매적인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당분간의 전망입니다.
<앵커>
연초에 코스닥 강세를 이끈 이차전지, 이번주 전까지는 조정 양상을 보였는데 앞으로 다시 반등이 가능하다고 보입니까?
<기자>
연초 이차전지 강세요인은 미국 인플레감축법, IRA 시행에 따른 수혜 기대감과 유럽판 IRA로 불리는 CRMA, 핵심원자재법 수혜 기대감이 이차전지 강세를 뒷받침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14일 공개된 초안에 구체적인 인센티브와 포함되지 않은 것이 실망요인으로 이어지며 주가조정의 빌미 제공했습니다.
향후 주가 향방에 대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좀 분분한데, 당장은 조정이 있을 것이란 게 공통적 시각입니다.
먼저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금리인상 사이클 종결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며 성장주에 좋은 환경일 수 있다. 이차전지, 로봇 섹터 강세의 배경이 된 것이다. 다만 현 상황에서 이차전지, 로봇에는 분명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고, 조정의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은 "일부 테마주 과열 해소 필요하지만 급격한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고,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 "매크로 변수에 상대적으로 덜 예민하고 장기·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섹터인 만큼 조정 오더라도 폭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란 입장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실적 보다 심리적 쏠림과 테마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되며 변동성 높은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봤고요,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 "장기 성장성에는 동의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은 고려해야"한다면서 조정의 폭과 시간이 다소 깊고 길 수 있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코스닥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우는 게 좋을까요 ?
<기자>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구조적으로 성장할수밖에 없는 섹터 안에서 실적 나오는 기업을 골라잡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대기업의 지분 투자, 중장기로는 테슬라의 양산 로봇 출시를 앞두고 있는 로봇 분야 가장 유망"하다고 손꼽았고요, 이 외 인공지능, 게임, 엔터, 소부장 등 대기중인 테마가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2차전지는 리튬가격 급락과 중국 전기차 성장 둔화. 완성차 치킨게임과 밸류체인 마진압박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지적했고, 자금조달 어려운 일부 바이오 기업들의 경우 유상증자나 BW, CB 등의 발행이 있을 수 있어 수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2차전지에 대해 주요국 공통적으로 향후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산업인데다 국내 기업들 경쟁력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봤습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IT,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들의 경우 주가조정이 많이 이뤄졌고, 시간이 지나며 업황 반등하며 주가 상승할 것"이라며 유망 섹터로 꼽았습니다.
수급적인 면도 투자대상 선정시 고려할 사항일텐데요. 현 상황에선 상승에 베팅하는 만큼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금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일례로 에코프로를 들자면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에 불구, 개인들 순매수 이어가면서 약1조35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매도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대차잔고 수량이 무려 229만주 쌓여 있고, 금액으로 따지면 1조 가까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대차잔고가 많을 때 계속 주가가 간다면 오히려 숏커버링 물량이 나오며 주가를 더 올리기도 하겠지만, 주가하락시에는 하락세를 더 키울 수도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지켜봐야 할 변수는요?
<기자>
매크로에 대한 영향은 덜 직접적이다. 그러나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의 본질상 현재 금융불안이 체계적 리스크로 이어지는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함. 시스템 리스크가 있다면 개별 종목이나 테마가 지속적으로 가긴 어렵다.
각 산업별 측면에선 중요한 기술적 변곡점이나, 상용화 시점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너무 빠른 시점에 투자하면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유주안기자 ja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