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두 번째)은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했다.  /임대철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두 번째)은 지난 22일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했다. /임대철 기자
국민의힘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양대 노총의 독점적 참여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법 개정을 통해 양대 노총이 독점하던 근로자 위원 자리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여성·비정규직 노조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산하 위원회에 양대 노총이 대거 포진해 국가 정책 전반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작용을 경사노위에서부터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사노위법 개정안을 곧 발의한다. 김 의원은 개정안 초안을 마련해 국회사무처 법제실에 성안을 맡겼고, 성안 작업이 끝나는 다음주에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초안을 보면 개정안은 경사노위법에 담긴 근로자 위원 임명 조건에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 등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경사노위는 관련 법에 따라 위원 18명 중 5명을 근로자 위원으로 두고 있다. 다만 근로자 위원 조건은 ‘전국적 규모의 총연합단체인 노동단체 대표’나 ‘그 단체가 추천한 사람’으로 국한한다. 이 때문에 양대 노총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위원 자리를 독식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경사노위의 근로자 위원 5명 중 4명은 한국노총 소속이거나 한국노총이 추천한 인사다. 남은 한 자리는 민주노총이 참여를 거부해 공석이다. 국민의힘은 청년·여성·비정규직 노조 등을 경사노위에 참여시켜 양대 노총의 독식을 깨겠다는 구상이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MZ노조와 비정규직 근로자 대표 등이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할 길이 열린다.

김 의원은 “근로자 위원 몫이 양대 노총에 집중돼 비정규직 등 노동 약자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정부 위원회에서도 양대 노총의 과도한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곽용희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