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오는 28일 KT&G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와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 행동주의 펀드 간 대결에서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23일 회의를 열고 KT&G 등 11개사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수탁위는 KT&G 이사회의 주당 5000원 배당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주당 1만원, 7867원 배당을 요구한 FCP와 안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주당 1만원의 배당을 하면 약 1조1628억원이 소요된다. 지난해 연결 기준 KT&G 순이익(1조원)을 웃도는 규모다.

국민연금은 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KT&G 자사주(2099만 주)를 소각하는 안건과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새로 매입하는 안건에도 반대했다.

사외이사 인원도 현원 6명을 유지하는 이사회 측 안에 찬성했다. 아울러 김명철 전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고윤성 한국외국어대 교수 선임안 등 이사회가 올린 사외이사 선임안에 2분의 1씩 집중투표를 하기로 했다. 주주제안으로 올라온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 황우진 전 푸르덴셜생명보험 사장 등의 선임안은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 가운데 유일하게 분기 배당 신설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 안건은 KT&G 이사회도 동의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KT&G 지분 7.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 외에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약 7%), 기업은행(6.93%) 등이 주요 주주다. 43.4%에 달하는 외국인 표심이 KT&G 주총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FCP의 주주제안에 찬성하는 위임 의견서를 낸 상태다.

국민연금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