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대표 기술주 5종목을 합쳐서 부르는 말)의 시대는 지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시대가 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과 MS의 시가총액을 합쳤을 때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3%까지 늘어난 반면 다른 기술주들의 영향력은 약해졌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0년 이후 두 회사의 비중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애플은 7.11%, MS는 6.14%를 차지한다.

또 MS의 시가총액은 2조310억달러로 2조달러를 다시 돌파했다. 2021년 12월 2조5600억달러에 달했던 MS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속에 10월 1조590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이후 올 들어서 다시 상승하며 2조달러를 다시 회복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월 2조9700억달러로 3조달러에 육박했으나 1년 뒤인 올 1월 1조9800억달러로 2조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2조5200억달러까지 회복한 상태다. MS와 애플의 주가는 올 들어서 각각 14%, 21% 상승했다.
FAANG 지고 애플과 MS가 주도하는 시장..MS는 시총 2조달러 돌파
지난 10년 동안은 FAANG의 시대였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5개 대표 기술주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FAANG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8월 약 25%에 이르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그 비중은 21%까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S&P500이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어 주가 하락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 영향으로 성장주로 꼽히던 이들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넷플릭스는 가입자 감소와 콘텐츠 비용 증가로 고전했다.

이런 와중에 애플과 MS가 혼란스러운 주식시장에서 피난처로 부상했다. 토드 손 스트래티거증권의 ETF 스트래지스트는 "기념비적인 일이었다"며 "잘 알려진 기술주를 사들이는 것보다 애플과 MS를 바라보는 것이 더 편안하다"고 평가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해 누적 11.5% 상승한 데 비해 S&P500 지수는 2.54% 오르는데 그쳤다.

일부에서는 지수 연계 펀드보다 개별 종목을 사는 게 낫다는 조언도 나온다. 로리 반뒤센 LVD어드바이저리 최고경영자(CEO)는 "지수가 예전보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돼있다"며 "지수에 베팅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