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경기 침체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고급 스마트폰 판매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75%에 달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으나, 고급 스마트폰 판매량은 1% 증가해 처음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지난해 2억5200만대 수준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도매가격이 600달러(약 78만원)를 초과하는 스마트폰을 뜻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21%가 고급 스마트폰으로 나타났으며, 1000달러(약 130만원)를 넘는 스마트폰 판매량은 2021년과 비교했을 때 38% 늘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고소득층 고객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았다"면서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고가 스마트폰을 찾는 경향도 생겼다"고 짚었다.

애플이 고급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대거 가져갔다. 애플은 지난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해 전체 판매량의 7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중국 봉쇄 등으로 아이폰14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의 생산차질 등이 없었다면 더 많은 판매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분석했다.
'아이폰' 너무 비싸서 안 산다더니…불황에도 잘 나가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판매량이 5% 줄었지만, 시장 점유율 16%로 2위를 유지했다.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약하는 점,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가 늦어졌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다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삼성전자에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화웨이와 샤오미의 프리미엄 판매량은 각각 44%, 40% 감소했다. 반면 아너는 전년 대비 110%, 구글은 같은 기간 118%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iOS 생태계 확장에 따라 선진국·신흥국 시장 모두에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바룬 미스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안드로이드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iOS에 점유율을 빼앗긴 것도 구글이 스마트폰을 밀어붙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올해 더 많은 업체가 프리미엄 부문에서 폴더블 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드로이드는 올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