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르게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주력 사업에 결합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공룡' 구글과 검색엔진 경쟁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생성 AI 기술을 적용한 이후 MS의 검색엔진 빙 뒤 새로운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분석회사 시밀러웹에 따르면 AI 챗봇을 결합한 새 버전을 내놓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20일까지 빙의 페이지뷰는 1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구글의 페이지뷰는 같은 기간 1% 줄어들었다. AI 챗봇을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된 뒤 검색엔진 사용자들의 관심이 빙에 쏠리면서 페이지뷰 증가율 차원에서 구글을 추월한 것으로 풀이된다.
MS, 검색엔진 경쟁서 기선제압…빙 페이지뷰 15% 증가 vs 구글 1% 감소
앱 다운로드 증가율도 구글에 비해 압도적으로 늘었다. 앱리서치업체 데이터ai에 따르면 빙 앱 다운로드는 AI 챗봇 결합 이후 전세계적으로 8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구글 앱의 다운로드는 2% 감소했다.

아직은 초기지만 이같은 결과는 MS에게 의미 있는 변화다. 검색시장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했던 빙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글로벌 검색시장 규모는 12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압도적인 구글에 밀려 빙은 시작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MS, 검색엔진 경쟁서 기선제압…빙 페이지뷰 15% 증가 vs 구글 1% 감소
길 루리아 DA데이비슨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생성형 AI 결합을 계속 늦춘다면 빙이 앞으로 검색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빙의 새 버전은 2월초부터 전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구글은 21일 미국과 영국에 국한해 일반 사용자에게 시범 버전을 공개했다.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빙의 시장점유율은 구글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구글 사용자의 1~2%만 빙으로 전환되더라도 빙과 MS에 실질적으로 이득이 될"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