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훈 통계청장(왼쪽)이 지난 2일(현지시각) 하난 아흘리 아랍에미리트 통계청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계청 제공
한훈 통계청장(왼쪽)이 지난 2일(현지시각) 하난 아흘리 아랍에미리트 통계청장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계청 제공
- 국제협력을 통해 우리기업의 해외진출과 수출증대에 필요한 통계정보 확보해 제공
- 유엔통계위원회 부의장 선출 등 새 정부 들어서면서 통계청의 글로벌 위상도 확대

새해부터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무역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특정 국가와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경기의 기복이 심한 상황에, 중동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초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하면서 UAE 국부펀드 300억달러(한화 약 40조원) 투자 유치라는 구체적인 외교 성과를 보이며 ‘신(新)중동 붐’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UAE 국빈 방문 과정에서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과 증거 기반 정책추진을 위한 통계 분야 협력’에 관한 합의도 있었다.

통계청은 이에 지난 2일(현지 시각) UAE 후속 조치에 시동을 걸었다.

미국 뉴욕 유엔 주재 아랍에미리트대표부에서 하난 아흘리(HE Hanan Ahli) UAE 통계청장과 고위급 양자 회담을 갖고 ‘통계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UAE 양국은 행정자료, 빅데이터 등 최신 통계자료와 생산 방법 공유, 통계법령에 대한 정보교환, 상호 기술 및 통계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프로그램 실시 등 다양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통계청은 이번 협약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활동에 필요한 인구, 가구, 소득 등 UAE의 세분된 통계자료를 확보·제공하기로 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훈 통계청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것과 같이 앞으로 양 기관이 한국과 UAE의 통계발전과 더불어 국제사회의 통계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난 아홀리(HE Hanan Ahli) UAE 통계청장도 “한국 통계청의 선진적 국가통계작성 시스템을 적극 벤치마킹하고 한국의 통계작성 기법이 지속해서 공유되면, UAE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통계청의 국제위상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54차 유엔통계위원회 개회식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한훈 통계청장을 유엔통계위원회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유엔통계위원회는 각국·국제기구 통계기관장들이 경제·사회·환경 정책 추진에 필요한 통계 기준과 방법론을 논의·의결하는 국제사회 최고위급 통계 연례 회의체다.

통계청은 유엔통계위원회 부의장 선임을 계기로 국가통계발전과 직결되는 이슈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통계작성 선진사례를 국제사회에 공유해 글로벌 리더쉽을 한층 더 높일 방침이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의 외교성과를 구체화하고 우리 기업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통계 분야에서 다자 및 양자 간 국제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높아진 글로벌 위상에 부합하는 통계 선진국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국내외 관련기관과 협업해 개도국 지원(ODA) 확대 등 국제개발 협력사업의 범위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