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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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실질적으로 감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업계에서 반도체주 반등을 위한 선결 조건으로 삼성전자의 감산을 꼽은 것을 고려하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 삼성전자는 1.96% 오른 6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7일 감산 기대감에 힘입어 장중 6만5000원대까지 올랐지만 회사 측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도 라인 운영 최적화, 첨단 공정 전환 등 자연적 감산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실질적으로 감산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테스트 및 부품업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삼성전자가 감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이미 상당한 규모로 감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향후 삼성전자가 감산 수준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재고는 21주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경쟁사와 비교해도 재고가 많은 상태인 만큼 감산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에 돌입한 것은 그만큼 반도체 업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88.4% 급감한 1조6414억원이다. 3개월 전 추정치(6조4310억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은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1000억원, 3200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1분기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 등 실적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서는 것이 확인될 경우 반도체주 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축소 효과가 오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실적 둔화는 불가피하지만 반도체주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업황 개선에 초점을 두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