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축구 구단인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의 인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영국 억만장자인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회장과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이슬라믹은행(QIB) 회장의 인수 경쟁 속에 입찰 마감 시한이 극적 연장됐다. 스포츠 구단 사상 최고 입찰가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수 기대감에 맨유 주가는 7% 가까이 올랐다.

英 부호와 카타르가 인수 경쟁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맨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6.66% 오른 25.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6일 기록했던 이 종목의 역대 최고가(26.84달러)에 4.5% 차로 근접했다. 지난해 11월 12~13달러 수준이던 이 구단 주가는 11월 말 기존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매각 의사를 드러내자 20달러 이상으로 폭등했다.

이날도 막바지에 접어든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가가 올랐다. 영국 매체인 가디언과 BBC에 따르면 맨유는 이날 오후 9시로 예정돼 있던 2차 입찰 마감 시한을 갑자기 연장했다. 가디언은 “랫클리프 회장이 이끄는 이네오스와 셰이크 자심 회장의 카타르 컨소시엄이 모두 입찰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후에 이네오스가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랫클리프 회장은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산 116억달러(약 14조8400억원)를 보유한 영국부호다. 세계 8위 규모 화학 기업인 이네오스의 창업자로 자동차와 패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셰이크 자심 회장은 현 카타르 국왕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의 형이다.


맨유 입찰가는 스포츠 구단 사상 최고 인수가가 될 것이 유력하다. 역대 최고가는 지난해 5월 미국 보얼리-클리어레이크 캐피털 컨소시엄이 맨유 경쟁팀인 첼시FC를 인수하는 데 썼던 42억5000만파운드(약 6조7000억원)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네오스와 카타르 컨소시엄은 모두 지난 1차 입찰에서 입찰가로 약 45억파운드(약 7조10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구단주가 50억~60억파운드를 원해 2차 입찰을 진행한 만큼 인수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 리버풀도 인수설

인수 열기는 맨유만 달군 게 아니다. 유럽 축구계에서 이름을 날린 구단 상당수가 최근 인수 물망에 오르내렸다. 특히 중동 부국들은 저마다 명문팀 하나씩은 거느리고 있다.사우디아라비아는 2021년 국부펀드를 통해 영국 뉴캐슬유나이티드를 4억900만파운드(약 6400억원)에 인수했다. 카타르는 현 국왕인 셰이크 타밈이 2011년 프랑스 파리생제르맹을 인수해 운영하며 프랑스와 스포츠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왕세자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부총리 주도로 2008년 영국 맨체스터시티를 사들였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영국 토트넘핫스퍼도 인수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로이터통신은 “이란계 미국인인 잠 나자피 MSP스포츠캐피털 회장이 토트넘핫스퍼를 37억5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잉글랜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치솟으면서 오래 재임했던 구단주들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며 “영국 리버풀FC 구단주인 미국 펜웨이스포츠그룹도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