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최근 골프공 비거리 규제 움직임에 대해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매킬로이는 23일(한국시간) '노 레잉업'이라는 인터넷 방송과 인터뷰에서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비거리 규제 조치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을 의식한 듯 "대부분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비거리 규제) 조치는 누가 최고 선수인지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골프 규칙을 만드는 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최근 공동 성명을 내고 시속 127마일의 스윙 스피드로 공을 때렸을 때 공 비거리가 320야드 이상 나가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비거리가 최근 계속 늘어나고 있고, 때문에 골프장을 확장하고 이를 유지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 조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아닌 프로골퍼에만 적용한다고 못박았다.

이번 규제는 골프공 개발 및 제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현실적으로 바로 적용할 수 없다. 그런데도 골프계에선 예상대로 이번 규제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나왔다. 저스틴 토머스,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장타자들이 주로 목소리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올시즌 PGA투어에서 평균 326.6야드를 날려 장타 1위를 달리고 있는 매킬로이가 '찬성'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매킬로이는 "지금까지 현대 골프는 대부분 공을 멀리 보낸 뒤 공이 러프에 올라가 있든 말든 웨지로 쉽게 공을 떠내 올리는 '봄앤 가우지'가 전부였다"며 "14개 클럽을 모두 다 쓰는 골프를 언제 본 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모든 스포츠의 한 부분이며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그런 혁신이 해당 종목이 걸어온 길을 넘어선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짚었다.

PGA투어가 이번 사안에 대해 "광범위 하고 독립적인 검토를 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유지한 것에 대해서도 매킬로이는 반대 의사를 냈다. 그는 "메이저대회들이 새 규정을 따를텐데, PGA투어가 그러지 않는다면 메이저대회와 일반 투어 대회의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며 "PGA투어가 규정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나는 비거리 제한 규정을 준수하며 메이저대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