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발언에도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 더불어 달러 약세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더해지면서다.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박스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 조만간 끝날 것"…외국인 베팅에 증시 '꿋꿋'
23일 코스피지수는 0.31% 오른 2424.4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397.91까지 내려갔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상승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143억원어치, 기관은 214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은 412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파월 의장의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 9~15일(5거래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95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16~22일) 동안엔 66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말 파월 의장이 SVB 사태를 예상 못하고 강경하게 나가면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오는 5월 종료된다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 우려가 여전한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