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가 이재명 대표의 검찰 기소 당일 ‘대표직 유지’를 결정한 데 대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당무위가 만장일치로 결정을 내렸다는 발표에 비이재명(비명)계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23일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해철 의원이 전날 당무위 중 이 대표의 직 유지 결정에 반발하며 기권 및 퇴장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오전 11시에 기소됐는데 같은 날 오후 5시에 당무위를 소집하는 게 부자연스럽다”며 “공소장 내용을 심층적으로 검토한 뒤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김 대변인은 당무위가 만장일치로 이 대표의 직 유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지만, 전 의원이 정정을 요청하면서 기자들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렸다.

지난 22일 민주당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기소되자 당무위를 소집해 이 대표가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의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당헌을 수정해 ‘정치 탄압으로 인정될 경우’ 직무 정지를 적용하지 않는 예외 조항을 추가한 바 있다. 전 의원은 “정치 탄압에 대한 판단에 앞서 기소된 시점에서 자동으로 당직이 정지되는지 논의해야 한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직 정지라는 위기를 속전속결로 벗어난 이 대표는 23일부터 다시 민생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와 서울 성북구 장위2동 주민센터를 찾아 ‘지역사랑상품권 관련 현장 방문 간담회’를 열었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온 ‘브랜드 정책’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연 50조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화폐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살리는 효율적 정책인 만큼 1조5000억원의 정부 재정을 투입해 50조원 정도의 지역화폐가 발행되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지역화폐 예산의 국비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