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 도태 시작…“7월 금리 인하”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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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3월24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글로벌마켓나우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유럽 중앙은행들의 금리 줄인상
영국 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연 4.25%로, 2008년 이후 최고치가 됐습니다.
이번 통화 정책 회의에서 동결할 것이란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인플레이션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전날 공개됐던 2월 물가 상승률이 10.4%(전년 동기 대비)로, 예상치(9.9%)는 물론 전달(10.1%)보다 더 뛰었기 때문입니다. 통화 정책 위원 9명 중 2명은 소수의견으로 동결을 주장했습니다.
BOE는 성명서에서 추가 긴축을 예고했습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50bp나 높였습니다. 연 1.5%가 됐습니다. 스위스의 물가 상승률 역시 작년 12월 2.8%(전년 동기 대비), 올해 1월 3.3%, 2월 3.4% 등으로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크레디트스위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25bp 올렸습니다. 다시 연 3% 금리 시대를 열었습니다. 노르웨이 역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습니다. 노르웨이 인플레이션은 2월 기준 6.3%로, 여전히 높습니다.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노르웨이 크로네 등 화폐 가치는 이날 달러 대비 줄줄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더 커진 금융위기·경착륙 경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추가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습니다. 은행 시스템 위기가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겁니다
배리 스턴리히트 스타우드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Fed의 긴축 속도가 지나쳤다”며 “경착륙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 주말 6개 지역은행을 별도로 조사해보니 모두 사실상 파산 상태였다”며 “Fed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들 은행의 손실이 더 커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브래드 맥밀런 커먼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제 기준금리나 침체 여부가 시장을 움직이는 동력이 아니다”며 “금융위기가 진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소형 은행들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을 막으려 예금 금리를 높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추가 파산이 나오고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왑 최고투자전략가(CIS)는 “쉬운 돈의 시대가 종결되면서 거품 기업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은행 뿐만 아니라 기업들에 광범위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유동성 조류가 사라지면 누가 알몸 수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격언을 인용한 뒤 “약한 기업들의 도태가 막 시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댄 나일스 사토리펀드 창업자는 “이번 위기가 개선되기 전 훨씬 큰 악재가 터질 것”이라며 “정부가 예금 보험 한도를 확대하지 않으면 큰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는 위험보상 확률이 커지는 드래프트킹스(DKNG), 활발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메타 플랫폼(META), 연 4.7% 정도 수익률을 안겨주는 미 국채 3개월물 등을 추천했습니다.
미국의 부실채권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기준 부실 채권은 2954억달러 수준이란 게 블룸버그통신의 계산입니다. 올 들어 5000만달러 이상 자산을 갖고 있는 기업 48곳이 부도를 냈는데, 이는 2009년 이후 최대치입니다.
◆블록·코인베이스 주가는 왜 급락했나
온라인 결제기업인 블록(SQ)과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 주가가 나란히 15% 안팎 급락했습니다.
블록 주가가 떨어진 건 공매도 전문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의 보고서 때문입니다. 힌덴버그는 수소전기차 업체인 니콜라와 인도 아다니그룹을 공격해 ‘숏 투자’에 성공한 곳입니다.
힌덴버그는 “지난 2년간 블록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실제 사용자 수를 뻥튀기했고, 각 비용도 과소계상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주가는 65~75% 하락하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블록의 급성장 모델인 ‘캐시 앱’은 범죄 행위를 방조한다고도 했습니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본인 증명을 안 해도 쉽게 계정을 만들어 금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캐시 앱의 40~75%가 가짜라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정부 규제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타격을 받은 사례입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전 통보 성격인 ‘웰스 노티스’를 보내 소송을 예고했습니다. 코인베이스가 증권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는 “합리적인 규제 대신 법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오웬 로 애널리스트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정부 차원의 암호화폐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생태계 성장에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고, 목표가를 7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틱톡 전면 규제하나”…날개 단 SNS주
메타 플랫폼(META) 2.24%, 알파벳(GOOGL) 2.16%, 스냅(SNAP) 3.08% 등 소셜미디어(SNS)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넷플릭스(NFLX) 주가는 9.01% 급등했습니다.
짧은 동영상 시장 1위인 틱톡에 대한 전면 규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미 하원은 틱톡 청문회를 열어, 추쇼우즈 CEO를 대상으로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미국인 개인정보가 중국에 빠져나갈 가능성을 염려한 겁니다.
추쇼우즈 CEO가 “중국에 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으나 시장에선 틱톡의 미국 내 전면 금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에선 이미 작년부터 틱톡 사용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