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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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23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5월물)은 전 장보다 1%(배럴당 78센트) 떨어진 배럴당 75.91달러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5월물)도 전 장보다 1.3%(94센트) 떨어진 배럴당 69.96달러로 장을 마쳤다.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 마감한 이유는 미국이 전략비축유(SPR)를 보충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발언이 나와서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미국 의원들에게 이같이 발언했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미국 SPR의 2600만배럴 추가 방출이 예정된 상황에서, 그랜홈 장관의 이날 발언은 잠재적인 공급 과잉 가능성을 비쳤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달러 약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가, 그랜홈 장관의 발언이 나온 뒤 하락 반전했다.
<국제 유가 동향>
<국제 유가 동향>
경기 둔화 우려도 반영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BOE)과 스위스 중앙은행(SNB)도 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 발 혼란에 따른 금융 불안에도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우선했다는 평가다.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세븐스 리포트는 “지난주 매도세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이번 주 초 반등이 나왔던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세븐스 리포트는 단기적으로는 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중반까지 오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약세 심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증가 기대는 남아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하루 원유 수요가 1600만배럴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