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화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 향후 1년간 탄약 100만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이란, 벨라루스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PBS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 향후 1년간 탄약 100만발을 지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10억유로를 투입해 회원국이 보유 중인 탄약을 우선 공급한 뒤 10억 유로를 추가로 들여 공동 조달 방식으로 탄약을 지원하는 게 이번 계획의 골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업계의 탄약 생산 확대를 위한 입법안을 마련하겠다”며 “EU 예산 지원 방안도 이 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책은 우크라이나가 탄약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인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공세를 계속하면서 하루 평균 2만발의 포탄을 퍼붓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이 쓰는 포탄은 하루 4000~7000발 수준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EU의 현재 연간 포탄 생산능력은 30만발 수준으로 우크라이나에서 3개월 안에 소진되는 양에 불과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EU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드러내면서도 전투기와 미사일에 대한 지원을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러시아 우방들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였다. 회의 직후 EU이사회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지속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는 이란과 벨라루스를 규탄한다”며 “모든 국가는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어떠한 유형으로든 지원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EU 정상들과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 식량 위기를 해소하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