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모습. 사진=뉴스1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모습. 사진=뉴스1
지난 한 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모두 올랐다. 은행 유동성 불안이 둔화된 데다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반영하면서 시장이 안도한 것이다.

이번 주(3월 27~31일) 예정된 대형 증시 이벤트는 없다. 때문에 이번 주 우리 시장은 미국 은행권 사태의 진행 방향에 촉각을 세우는 한편, 미국 기준금리의 향후 궤적에 대한 설왕설래를 지속할 것이란 게 증권가 관측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8% 오른 2414.96에 장을 끝냈다. 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이틀 내리고 사흘 올랐다. 이 기간 수급을 살펴보면 개인 홀로 5715억원어치 팔아치웠고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631억원, 2808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오름폭이 훨씬 컸다. 지수는 전주보다 3.35% 오른 824.1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이 기간에만 각각 16.5%, 14.14% 뛰었다. 수급을 보면 유가증권시장과 대비되게, 개인 홀로 4249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14억원, 325억원 순매도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도이체방크 등 유럽 은행들의 주가가 크게 밀리면서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시장의 우려가 과하단 분석이 이어지면서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2.28포인트(0.41%) 오른 3만2237.53에 거래를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22.27포인트(0.56%) 오른 3970.9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6.56포인트(0.31%) 오른 1만1823.96으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증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향후 예정된 주요 이벤트는 4월 첫주의 1분기 어닝시즌 개막과 월초 한국 3월 수출입동향, 3월 ISM 제조업, 미국 3월 고용보고서 등 경제지표들의 발표다. 증권가는 이번 주 예정된 대형 이벤트는 없는 만큼, 시장은 미국 은행권 사태 향후 진행과 미국 기준금리 방향성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변동성 높은 박스권 장세를 펼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00~24500선을 제시했다. 상승 근거로는 금융리스크에 대응한 정부 중앙은행의 유동성 주입 정책, 중국 리오프닝(경기재개)과 경기부양 기대감을 꼽았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은행 위기 확대 가능성과 실적 하향조정 지속세 등을 언급했다.

SBV·CS 사태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는 적지만, 향후 여타 자산군간이나 주식시장 내 업종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NH투자증권은 짚었다. 김영환 연구원은 "잇단 은행권 사태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자산과 금, 미국 '메가캡 테크'는 상승했다. 전통 은행 시스템에 대한 대안으로 비트코인·금을, 기존 방어주 대신 현금이 많고 성장성이 담보된 대형 우량주를 더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확대된 것"이라며 "현금이 많고 성장성이 담보된 기업들과, 하이일드 기업·흑자 전환구간에 진입하지 못한 스타트업 간의 차별화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주식시장에선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2차전지 등 분야로의 수급 쏠림이 강했다. 통화정책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구조적인 성장·정책 수혜주에 집중되도록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제2의 2차전지주' 업종 찾기에 나설 필요가 있단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일부 업종으로 단기 집중된 쏠림은 장기간 지속되기보다는 일정 수익 구간이 지나면 대안을 찾는 게 경험적인 수순이었다"면서 "2차전지 외에도 경기개선의 강도와는 무관하게 톱라인 성장이 나올 수 있는 분야, 상대적 저평가 업종 중 예정된 모멘텀이 존재하는 업종에 관심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심 업종으로는 철강·비철강, 화장품·의류, 신재생 등을 꼽았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