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지난해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한 세종시 아파트가 1년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소형 아파트 급매물을 찾는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매입이 늘어난 게 반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세종시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9% 올랐다. 2021년 7월 셋째주(0.05%) 이후 86주간 하락하던 아파트값이 1년8개월(87주) 만에 반등했다. 이달 들어 조금씩 반등한 거래 가격이 통계에 반영된 것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집값이 상승 전환했다”며 “신혼부부나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새롬·다정동 등 주요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 반등세는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종 새롬동 ‘새뜸5단지아이파크메이저시티’ 전용면적 59㎡는 작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인 5억3500만원에 지난 17일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작년 하반기에 가격이 4억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졌으나 올 들어 반등하기 시작했다.

세종 보람동 ‘호려울1단지 대방노블랜드’ 전용 59㎡ 역시 올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인 4억8800만원에 19일 거래됐다. 종전 최고가(8억4500만원·2020년 11월)보다 40% 이상 하락한 수준이지만 올 들어서는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저층의 경우 가격이 4억원까지 떨어졌고 고층도 지난달까지 4억8000만원이 최고가였다.

세종 다정동의 ‘가온3단지한신더휴’ 전용 75㎡는 지난달까지 4억원대에 거래되다가 이달 최고 5억2000만원에 손바꿈했다. 최근 네 건의 거래 가격이 모두 5억원대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종시는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1~2년 내 입주·분양 물량이 거의 없어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라면서도 “급매물 소진은 이뤄지고 있지만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용 84㎡ 이상 중대형은 거래량이 많지 않고 내림세가 여전한 단지가 많다. 세종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이달 들어서도 종전 최고가인 14억원 대비 50% 가까이 내린 7억원대(4~6층)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 한솔동 ‘첫마을 3단지 퍼스트프라임’ 전용면적 84㎡는 이달 초 5억1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15일엔 저층 물건이 4억9800만원에 팔렸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