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러웨이 맨’ 욘 람이 캘러웨이 신제품 드라이버 ‘패러다임’으로 티샷하는 모습.  연합뉴스
‘캘러웨이 맨’ 욘 람이 캘러웨이 신제품 드라이버 ‘패러다임’으로 티샷하는 모습. 연합뉴스
1분기는 글로벌 골프용품업체들이 전년 하반기에 내놓은 신제품을 놓고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시기다. 후원업체가 쥐여준 새 클럽으로 프로선수들이 필드를 누리면, 이들의 성적을 지켜본 아마추어들이 올해 시즌을 함께할 ‘동반자’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캘러웨이 전성시대'…올들어 PGA 최다 우승 합작
골프업계에선 올 1분기 ‘드라이버의 주인공’으로 캘러웨이를 꼽는다. ‘신상’ 드라이버 ‘패러다임’이 주요 프로투어를 휩쓸고 있어서다. 이 제품은 최초로 헤드에 360도 카본 새시를 장착해 화제가 됐다.

26일 한국경제신문이 세계 3대 골프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에서 올해 한 번 이상 우승한 선수들이 사용한 클럽을 조사한 결과 드라이버 부문 1위는 캘러웨이였다. 올해 열린 PGA투어 12개 대회 중 5개 대회 우승자가 패러다임을 사용했다. 이 중 3승을 세계랭킹 2위 욘 람(29·스페인)이 올렸다. ‘PGA의 람보’로 불리는 람은 모든 클럽과 공을 캘러웨이 제품으로 쓴다. 소니오픈 우승자 김시우(27)와 혼다클래식을 점령한 크리스 커크(38·미국)도 ‘캘러웨이 맨’이다.

올초 ‘스텔스2’ 드라이버를 내놓은 테일러메이드는 스코티 셰플러(27·미국) 덕분에 2승을 거뒀다. 셰플러는 지난달 WM피닉스 오픈과 이달 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타이거 우즈(47·미국),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등 올해 우승이 없는 ‘골프스타’들도 이 제품을 쓴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맥스 호마(30·미국)는 타이틀리스트의 ‘TSR3’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 들어 우승은 없지만, 언제든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조던 스피스(미국)도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를 든다.

여러 브랜드 클럽을 섞어 쓴 우승자도 있었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자 저스틴 로즈(43·잉글랜드)가 그랬다. 그는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 대회에서 캘러웨이의 패러다임과 함께 타이틀리스트의 TSR3, 핑의 G430을 번갈아 썼다.

DP월드투어에서도 캘러웨이의 힘이 가장 셌다. 라스 알 카이마흐 챔피언십 우승자 대니얼 가빈스(잉글랜드)를 비롯해 4개 대회 우승자가 패러다임을 들고 티샷을 날렸다. 핑과 테일러메이드는 각각 2승을 올렸다.

이제 막 3개 대회를 끝낸 LPGA투어에서는 2승을 올린 테일러메이드가 선두에 섰다. 시즌 개막전이던 힐튼그랜드 TOC에서 우승한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자 릴리아 부(미국)가 스텔스2를 쥐었다. 헨더슨은 올 시즌 테일러메이드와 풀라인 계약을 맺자마자 우승을 거둬 후원사를 붕 뜨게 만들었다.

지난 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1년 만에 우승한 고진영(28)이 쥔 드라이버는 패러다임이었다. 고진영은 캘러웨이와 전속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는 전속계약을 맺은 아이언(브리지스톤)과 공(타이틀리스트) 외에는 그때그때 궁합이 맞는 것을 쓴다. 세계랭킹 1위와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던 2021년에는 타이틀리스트의 TSi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1분기 ‘퍼터의 제왕’ 자리도 캘러웨이 몫이었다. PGA투어 12개 대회 가운데 6개 대회 우승자가 캘러웨이 퍼터(‘오딧세이’ 등)를 사용했다. 3승을 거둔 타이틀리스트(‘스카티 카메론’)가 뒤를 이었다. LPGA투어에서는 테일러메이드와 풀라인을 계약한 헨더슨을 뺀 나머지 두 명의 우승자(부, 고진영) 모두 타이틀리스트 퍼터를 들었다. DP월드투어에서는 캘러웨이와 핑이 각각 3승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그 뒤를 1승씩 올린 테일러메이드와 타이틀리스트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조수영/조희찬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