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글로벌 은행 위기설에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70센트(1.00%) 하락한 배럴당 69.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지난 한 주 동안에는 3.48% 오르며 3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91센트(1.21%) 내린 배럴당 74.5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한 달간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국제유가 한 달간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에 이어 위기설이 도이체방크로 번지면서 원유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은행권의 신용 위험이 실물 경기 둔화로 옮겨붙어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도이체방크 주가는 전날 대비 8.53% 급락했다. 다른 유럽의 은행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SPI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당장 원유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신용 긴축"이라면서 "이는 글로벌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은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원자재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은행권 위기로 인해 투자 자금이 원유에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달러 가치가 오른 것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수요가 줄어들어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이날 0.56% 오른 103.08 부근에서 거래됐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