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S그룹 후광효과인가.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새내기주 미래반도체의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3월 31일 종가는 3만500원. 공모가인 6000원 대비 408.33% 올랐다.

미래반도체는 기업공개(IPO) 때부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1월 10~11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57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달 16~17일 일반투자자 청약도 93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 증거금 2조5333억원이 몰렸다. 이정 미래반도체 대표이사는 “공모를 통해 유입된 216억원의 자금은 신규 거래처 확보와 해외사업 확대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첫 따상주…삼성전자 ‘유통 파트너社’ 부각


지난 1월 27일 코스닥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한 미래반도체는 공모가 6000원에서 장 시작하자마자 1만2000원으로 출발한 뒤 상한가인 1만5600원에 거래 마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유통 파트너라는 점이 부각되며 올해 첫 ‘따상(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주’가 됐다.

미래반도체의 전신은 1996년 1월 4일 설립된 길원전자다. 당시 삼성전자와 반도체 대리점 계약을 맺었고, 1997년 10월 미래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한다. 1998년부터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삼성전자 메모리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2012년 이후부터 삼성디스플레이, 넥스원이노베이션, 실리콘마이터스 등 대리점 계약을 늘려갔다. 이 회사는 반도체에 특화된 항온항습(일정 공간 공기의 온도 및 습도 유지) 시설, 제품정보 시스템 관리를 통한 전문화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종속회사로는 특수목적기업인 위드지엠제십이차㈜가 있다.
1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미래반도체(주)의 코스닥시장 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정 미래반도체(주) 대표이사, 김준태 신한투자증권 GIB2그룹 대표,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제공
1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미래반도체(주)의 코스닥시장 상장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정 미래반도체(주) 대표이사, 김준태 신한투자증권 GIB2그룹 대표,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제공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제품별 매출 비중(2021년 연결 기준)은 메모리 반도체(디램, 낸드플래시 등) 68.7%, 시스템 반도체 30.1%, 기타 상품 1.1%(디스플레이 등), 용역 매출 0.1%다. 2019년 매출액 1718억원과 영업이익 49억원에서 2022년 매출액 5502억원과 영업이익 221억원으로 고성장했다. 올해 매출액은 6702억원, 영업이익 258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포인트를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삼성전자 유통 파트너로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꼽았다. 국내 경쟁업체로 에스에이엠티, 신성반도체, 무진전자가 있었는데 무진전자가 2021년 8월 반도체 유통 사업을 중단해 3개 업체로 압축됐다. 미래반도체는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해 최근 4년간 연평균 47.4% 성장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는 개발 단계부터 지속적인 기술지원이 이뤄지고, 공급자와 수요자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제품으로 진입장벽이 있다”고 했다.

둘째, 공모자금을 통한 신규 아이템 다양화 및 사업 구조 다각화 추진을 긍정적으로 봤다. 시스템 반도체 비중 확대 및 고객사와 협업을 통한 신규 아이템 강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박 연구원은 “파운드리 고객사의 판매 채널 구축, 제조사와 협업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삼성 계열사 유통 파트너 취득 확대 등으로 사업구조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상장효과로 인해 금융권 이자율 하락이 예상돼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래반도체 주가 그래프
미래반도체 주가 그래프

유통물량 25% … “트레이딩 매매 가능, 초보자는 신중해야”


미래반도체의 총 주식 수는 1443만8000주다(3월 31일 기준). 이정 대표이사 외 1인이 지분 74.32%(1073만주)를 갖고 있다.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은 25%에 그친다. 또 지난해 말 기준 대표이사 1명,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상근감사 1명, 영업 관련 미등기임원 2명과 고문 1명 등 총 8명의 임원 대부분이 반도체 베테랑이다.

1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반도체는 매출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로 반도체 업황이 2분기에 저점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건 리스크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거래량이 늘어난 만큼,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고 초보 투자자들은 매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IBK투자증권은 3월 31일 보고서에서 2차전지의 뒤를 이어 시장을 이어갈 주도 테마로 반도체를 언급했다. 3월 30일 ‘K칩스법’ 국회 본회의 통과로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투자 할 경우 최대 3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DDR5 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이 가장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주로는 에스앤에스텍, 에프에스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이 있다.
'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매번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