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수백조원의 뭉칫돈이 대형 은행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중소은행의 건전성 불안이 계속되자 해당 은행의 예금을 안전 투자처인 MMF로 옮겨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터 제공업체 EPFR 자료를 인용해 “이달에만 2860억달러(약 371조8000억원) 이상이 MMF로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후 최대 유입량을 찍은 달로 기록됐다.

골드만삭스 MMF에는 SVB가 파산하기 전날인 3월 9일 이후 약 520억달러가 흘러들어왔다. 아이머니네트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JP모간과 피델리티는 각각 460억달러, 370억달러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MMF에 유치했다.

이 자금은 주로 미국 중소은행 예금에서 빠져나온 돈으로 분석됐다. JP모간은 “최근 2주 동안 지방 중소은행에서 빠져나간 예금 규모가 5500억달러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애시 샤 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산의 위험 분산이 잘 돼 있는지 전면 재검토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