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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오피스 비중 높다 vs 대규모 대출 부담

28일까지 일반 청약 진행…공모가 5000원
"향후 3년 평균 배당수익 예상치 5.6%, 수익률 낮지만 안정성 높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 최초 공모 상장 리츠인 '삼성FN리츠'가 오는 4월 시장에 상장하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식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헤지 수단으로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죠. 리츠는 한탕에 큰 수익을 노리긴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인컴형 자산이라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삼성FN리츠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4개사(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SRA자산운용, 삼성증권)가 직접 참여하는 공모 상장 리츠입니다. 삼성그룹이 직접 리츠 운용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죠. 삼성FN리츠는 핵심 업무지구 내 우량 오피스 자산을 바탕으로 고금리 시기에 안정적인 배당 지급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현재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 중인데, 삼성FN리츠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대치타워·에스원빌딩…알짜 부동산 보유

삼성FN리츠는 강남권업무지구(CBD) 등 핵심 권역에 위치한 '대치타워',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치타워는 삼성생명보험이 63.9%를, 에스원빌딩은 20년 넘게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이 100% 임차하고 있습니다.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데, 이번 계약에서 월 임대료는 5억7685만원으로 책정됐죠.

대치타워의 경우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카드, 프레시지, 삼성생명보험, 상상인증권 등 10개 업체가 임차인으로 있습니다. 월 임대료는 최소 269만원부터 최대 10억원대까지 다양하죠. 현재 5층 공실을 제외하고 월 15억원가량의 임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삼성FN리츠가 올해 4월3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예상한 에스원빌딩 임대료와 관리비 수익은 총 94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대치타워의 예상 임대료와 관리비 수익은 총 249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두 부동산의 임대료와 관리비 상승률은 연간 2~3%입니다. 재계약률도 85%에서 100%로 집계됐죠.

연 4회 배당부터 높은 오피스 비중

연 4회 배당도 차별점으로 꼽힙니다. 삼성FN리츠는 국내 상장 리츠 중 처음으로 1·4·7·10월 결산 기준 분기 배당을 시행할 예정이죠. 올 4월 말 총 예상 배당금은 45억1700만원이며, 7월 말 54억3900만원, 10월 말 53억2100만원, 내년 1월 말 55억9400만원으로 잡았죠. 이 기간 예상 배당수익률(연간)도 5.3%→5.6%→5.5%→5.7%입니다. 현재 대치타워에서 나오는 임대료와 관리비 수익만으로 배당금(총액 208억원)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삼성FN리츠의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은 주요 권역에 위치한 코어 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 대비 수익률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상 상장 리츠에서 리테일 중심 자산 구성은 한계로 꼽히죠. 백화점, 마트 등의 리테일 자산은 다른 자산 대비 임대료율이 물가 상승률을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동 대치동 대치타워(왼쪽)와 서울 중구 순화동 에스원빌딩 전경.
서울 강남동 대치동 대치타워(왼쪽)와 서울 중구 순화동 에스원빌딩 전경.
삼성FN리츠의 경우 오피스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에스원빌딩의 경우 오피스 비중이 100%입니다. 대치타워도 오피스 비중(공실 0.93% 포함)은 91.34%에 달합니다. 상장 리츠에서 오피스, 데이터 센터 등의 비중이 높을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다는 특징이 있죠.

주변 지역 개발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도 기대 요인이죠, 삼성FN리츠는 작년 11월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을 취득했습니다. 이들 두 부동산자산의 취득가액은 각각 4811억원, 1965억원입니다. 삼성FN리츠 측은 대치타워의 경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계획과 테헤란로 일대 개발계획을 통해 유동인구 증가, 접근성 강화를 통해 향후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죠.

대규모 대출 부담…타 리츠보단 낮은 배당수익률

하지만 부동산 자산 취득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빌린 것은 부담입니다. 금융비용 부담으로 배당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삼성FN리츠는 작년 11월 중소기업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3491억원을 선순위 담보대출로 빌렸죠. 만기는 2년으로 조달금리는 CD금리(91일물)에 11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입니다. 현 CD금리(91일물)가 3%대 중후반인 것을 감안할 때, 이 대출금의 금리는 4%대 후반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브릿지 대출 명목으로 메리츠증권과 키스플러스제이십일차로부터 1050억원을 추가로 빌렸습니다. 이 대출의 금리는 6.50% 고정입니다. 이에 삼성FN리츠는 이번에 모집된 공모 자금으로 브릿지 대출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죠.
[마켓PRO]"억소리 나는 임대수익" 삼성FN리츠, 이름값할까…수익구조 살펴보니
타 리츠 대비 배당수익률이 낮은 것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삼성FN리츠는 향후 3년간 연평균 배당수익률을 5.6%로 예상했죠. 금리 평균이 4.7%라는 가정하에서 나온 수치입니다. 비슷한 시기 상장을 준비 중인 한화리츠가 6.8%대 배당수익률을 예상한 것과도 차이가 납니다. 삼성FN리츠는 안정성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삼성FN리츠의 추정 손익이 변동될 경우에도 예상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삼성FN리츠가 예상한 회계기간 1기(2월1일~4월30일) 매출액은 85억9800만원입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4억7600만원이죠. 올 7월 말에 끝나는 회계기간 3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2억5600만원과 51억5100만원입니다.

4기 회계기간(매출액 87억4600만원, 영업이익 56억4400만원), 내년 1월31일에 끝나는 5기 회계기간(85억7200만원, 54억7300만원)의 예상 실적과 실제 실적 추이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스원 경우 에스원빌딩을 내년 12월까지 임차했으나 중도해지가 가능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죠. 경기 상황이나 입주 업체의 현금 흐름에 따라 임대가 종료될 경우 삼성FN리츠의 실적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