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T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의 사퇴가 결정된 27일 한 KT 직원이 광화문 사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범준 기자
차기 KT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의 사퇴가 결정된 27일 한 KT 직원이 광화문 사옥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범준 기자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사퇴한다. 당장 다음달부터 대표와 사내이사가 없는 초유의 경영 공백 사태가 빚어지게 됐다. KT가 2002년 민영화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윤 사장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하고 이사회에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사회도 윤 사장의 결정을 수용했다.

지난 7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윤 사장은 여권의 비난, 시민단체 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는 22일 이사회 조찬간담회에서 처음 사의를 밝혔다. 이사들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난 주말까지 윤 사장을 설득했지만 사퇴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더라도 원활한 경영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T 관계자는 “주요 이해관계자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윤 사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나흘 앞두고 윤 사장이 사퇴함에 따라 대표이사 선정 절차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KT는 이날 주총 의안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선임 관련 안건을 제외했다. 새 대표 선정 절차는 최소 1~2개월가량 걸린다. 올해 상반기에는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승우 기자 sw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