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통합 콕핏 시스템 ‘엠빅스’. 공기 정화 시스템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통합 콕핏 시스템 ‘엠빅스’. 공기 정화 시스템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모비스 제공
차량은 탑승자에게 쾌적한 주행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전자동에어컨 시스템(FATC)은 외부 공기를 정화해주고 내외기 순환 모드를 통해 차량 내 냄새를 환기할 수 있다. 공기 순환 모드를 통해 차량 내외부의 미세먼지까지 측정해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고 상태를 측정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기술은 공기 순환, 정화 등 관리 기능에 머물러 있다. 차량 내부에서 발생하는 악취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덴 한계가 있다. 차량 내 달달한 냄새가 나면 냉각수 부족으로 인한 엔진 문제일 수도 있다.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경우엔 차량 내 배터리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보통 차량 정비 관련 지식이 없는 소유주는 운행 중 휘발유 냄새가 난다면 ‘연식이 오래돼 나는 냄새인가’ 또는 ‘밖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나’란 생각이 들 수 있다. 또 디퓨저로 냄새를 순화하거나 창문을 열고 달리는 임시방편을 취하곤 한다. 차량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지나칠 수 있다는 얘기다.

휘발유 냄새는 에어컨 외기 성능 저하에 따른 작은 문제일 수 있으나 연료 탱크 누유가 원인일 수도 있다. 엔진 문제인 경우도 있다. 혹시 모를 폭발 및 화재가 발생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정비를 받아야 한다.

최근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탑승자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차량 내부 문제로 발생하는 냄새에 대해 대부분은 원인과 해결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 냄새 관련 센서와 차량이 결합된 기술은 원인을 잡아내기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냄새를 기반으로 차량 이상을 감지하고 진단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있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차량 내 여러 냄새를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해 평소 차에서 나는 냄새, 디퓨저향을 감지하고 해당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차량 시스템은 먼저 디퓨저 농도를 조절해 탑승자의 후각을 만족시킨다. 이상 냄새가 발생하면 이를 구분한 뒤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위험도를 구분한다. 이에 대해 탑승자에게 디스플레이를 통해 알리고 대처 방법을 표시하는 것이다.

예컨대 차량에서 쿰쿰한 냄새가 났을 때를 가정해 보자. 밖에서 나는 냄새이거나 에어컨 필터와 관련된 문제일 수 있음을 표시한다. 이때는 위험도를 낮게 측정하고 필터 교체법을 알려준다. 탄내가 난다면 전기 배선, 배터리 등 위험도가 높은 문제일 수 있다. 운행을 정지하라고 표시하는 동시에 가까운 정비소를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해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맡을 수 있는 냄새의 가짓수는 정확하지 않다. 또 사람마다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기에 냄새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량 시스템이 냄새를 구별하고 대처 방안을 알려주는 등 머신러닝을 한다면 냄새 구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최근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서는 자동차 내부의 실내 악취 테스트 표준화를 위한 문서를 제시했다. DOAC(디지털 후각 자동차 컨소시엄)가 출범하는 등 후각 테스트와 관련해 국제 표준도 마련되는 추세다. 탑승자의 후각 만족도를 높이면서 후각을 기반으로 차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장착하는 길이 열리고 있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