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몰린 인파에 노점상 최대 80곳 난립…일부는 보행로까지 침범
포장마차 거리로 변한 삼락벚꽃길…안전은 '빨간불'
벚꽃이 만개한 부산 삼락생태공원에 상춘객이 대거 몰리는 가운데 노점상까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오후 부산 사상구 낙동제방 삼락벚꽃길 일대는 평일인데도 양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구경하러 온 상춘객으로 붐볐다.

가벼운 옷차림의 시민들은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도 한손에는 음식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방역 지침이 4년 만에 크게 완화하면서 역대급으로 많은 인파가 쏟아지자 노점상까지 몰려 음식을 팔았다.

포장마차 거리로 변한 삼락벚꽃길…안전은 '빨간불'
회오리 감자, 솜사탕 등 일반적인 유원지에서 볼 수 있는 음식부터 족발이나 통닭, 파전 등 일반 식당에서 볼법한 메뉴들도 있었다.

심지어 제방 아래에는 음식을 먹고 갈 수 있도록 포장마차처럼 작은 전구로 장식한 천막들도 즐비했다.

시민들은 관할 당국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게시한 '제방 위 무단점용 등 불법행위 금지'라는 현수막이 무색하게 긴 줄을 서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포장마차 거리로 변한 삼락벚꽃길…안전은 '빨간불'
다음 달 1일 이곳에서 예정된 삼락벚꽃축제가 열리기도 전부터 노점상이 몰려들자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도 폭은 1.6m, 자전거 도로는 2.1m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공간은 4m가량에 불과하다.

이 좁은 길이 노점상의 침범으로 더 좁아졌으니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거나 쏠리면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곳은 도중에 빠져나갈 수 있는 길도 없어, 한번 제방길을 걷기 시작하면 다음 출구까지 계속 걸어야만 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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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두 아들과 이곳을 찾았다는 40대 윤모씨는 끔찍한 벚꽃길을 걸어야만 했다.

그는 "노점으로 크게 좁아진 특정 구간을 걸을 때는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밀려 움직였는데, 이태원 참사가 생각나 무서웠다"며 "이러한 와중에 역대급 인파가 몰린다고 했는데도 현장에서는 이를 정리해 줄 직원 한 명 보이지 않아 더 불안했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지난 토요일 이곳을 찾았던 30대 A씨도 불안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인근에 살아 봄철이면 매년 이곳을 찾았는데 노점상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이라며 "음식을 먹으려 대기하는 줄부터 음식을 먹기 위해 한편에 멈춰 선 사람들까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들은 행여나 사고가 생길까 불안해하던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며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나 주말에 노점 단속을 하고 안전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곳에서 영업하는 노점상이 낮에는 70∼80곳, 밤에는 40∼50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포장마차 거리로 변한 삼락벚꽃길…안전은 '빨간불'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5∼26일 제방길 일대에 불법 노점상 104곳에 대해 계고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총인원인 10여명을 투입한다.

환경청 관계자는 "경찰에 고발하려 해도 인적 사항을 알아야 하는데, 사법권이 없어 이를 강제로 파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찰이 생기면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어 단속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청 인력으로만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관할 지자체인 사상구에 식품위생법 등으로 단속해주길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