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반등했다고 '갭투자'?…2년 뒤 터질 폭탄일 뿐" [이송렬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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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 인터뷰
"최근 집값 반등, 일시적인 현상…앞으로 15% 더 빠져"
"집 대체 언제 매수?…전셋값·거래량 추세적 회복할 때"
"최근 집값 반등, 일시적인 현상…앞으로 15% 더 빠져"
"집 대체 언제 매수?…전셋값·거래량 추세적 회복할 때"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 급락세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시장 분위기는 침체한 상황이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 대표적인 하락론자인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한경닷컴>과 만나 "지금 시기에 갭투자를 하는 것은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과 다름없다"며 "전셋값 하락에 따른 '보증금 미반환'이란 폭탄을 2년 뒤로 미루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광수 수석연구원은 "2020년, 2021년도 전셋값이 치솟았을 때 계약을 맺었던 집들이 지난해와 올해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면서 "최근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하지 않았나.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수억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되돌려줘야 하는 상황인데, 일부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최근 10년간 전국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해는 2020년으로 15% 뛰었다. 2021년에도 7.3% 올라 2년 연속 큰 폭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그러면서 "전셋값이 향후에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갭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악순환 고리'에 엮이는 것과 같다"며 "전셋값 약세가 이어진다면 매매가격도 타격을 입기 때문에 매매 역시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많은 국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시장에 돈이 풀렸다. 넘치는 유동성은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아파트값은 2020년 7.57%, 2021년 14.1% 급등했다. 이후 금리 인상 등을 맞닥뜨리면서 작년엔 7.56%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3.7% 내렸다. 다만 집값 바닥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광수 연구원은 "전국 집값이 지난해 말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28%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작년 말 이후 약 10%가량 가격이 내렸는데 추가로 10~15%는 내려야 상승 반전을 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은 같은 기간 22% 정도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데, 현재는 약 8% 하락했다. 아직 더 내릴 여지가 많단 뜻"이라고 했다. 예상을 벗어나는 수준의 충격이 올 수도 있단 설명이다. 전셋값 하락 폭이 심각해서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전셋값이 5.1% 하락했는데 과거에 전셋값이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없었다"며 "우리나라 집값이 전셋값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솔직히 말해 예상보다 더 큰 충격(폭락)이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분양이 늘고 있는 점도 당분간 집값이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가구다. 전월(6만8148가구)보다 10.6%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4월(2만7180가구) 저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 가격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요소는 바로 수요와 공급"이라면서 "지금은 공급이 많아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건설사들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어 수요자들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해소되지 않는 물량이 쌓여가는 이상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광수 연구원은 "전셋값이 하락을 멈추고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시기가 2025년"이라면서 "대규모 공급이 마무리되고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집값도 바닥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셋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해서 집을 사야 한다는 신호는 아니다. 집을 매수할 시점을 가늠하려면 거래량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서울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소폭 회복하는 상황인데, 이런 추세가 최소 4개월, 약 6개월 동안 지속하면 추세적으로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면서 움직인다. 거래량, 즉 수요가 회복한다면 가격 역시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셋값 하락이 멎고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회복하는 시점이 '매수 시기'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2가지 지표를 주시하는 게 '내 집 마련'을 노리고 있는 실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집값은 계속 오르지도, 계속 내리지도 않는다. 현재 시장에 미치는 변화 동력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다 보면 자연스레 가격 흐름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광수 연구원은 GS건설을 거쳐 현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건설사, 리츠 등 건설업계 전반을 분석한다. 투자자를 위해 근거 있고 선명한 리서치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투자의 법칙>, <2020 리츠가 온다> 등 저서도 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이광수 수석연구원은 "2020년, 2021년도 전셋값이 치솟았을 때 계약을 맺었던 집들이 지난해와 올해 만기가 돌아오고 있다"면서 "최근 전셋값이 가파르게 하락하지 않았나.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수억원이 넘는 전세보증금을 되돌려줘야 하는 상황인데, 일부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최근 10년간 전국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해는 2020년으로 15% 뛰었다. 2021년에도 7.3% 올라 2년 연속 큰 폭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그러면서 "전셋값이 향후에도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갭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악순환 고리'에 엮이는 것과 같다"며 "전셋값 약세가 이어진다면 매매가격도 타격을 입기 때문에 매매 역시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체 집값 하락 언제까지?…"예상보다 더 큰 충격 올지도"
최근 10년간 전국 아파트값은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3년 0.75% 오른 전국 아파트값은 이듬해인 2014년 2.71%, 2015년엔 4.89% 급등했다. △2016년(0.76%) △2017년(1.08%) △2018년(0.09%) 등 6년 연속 오른 집값은 2019년 급등에 따른 후폭풍으로 1.42% 내렸다.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많은 국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시장에 돈이 풀렸다. 넘치는 유동성은 자산 가격을 끌어올렸다. 아파트값은 2020년 7.57%, 2021년 14.1% 급등했다. 이후 금리 인상 등을 맞닥뜨리면서 작년엔 7.56%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3.7% 내렸다. 다만 집값 바닥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광수 연구원은 "전국 집값이 지난해 말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28%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작년 말 이후 약 10%가량 가격이 내렸는데 추가로 10~15%는 내려야 상승 반전을 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은 같은 기간 22% 정도 더 하락할 것으로 보는데, 현재는 약 8% 하락했다. 아직 더 내릴 여지가 많단 뜻"이라고 했다. 예상을 벗어나는 수준의 충격이 올 수도 있단 설명이다. 전셋값 하락 폭이 심각해서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전셋값이 5.1% 하락했는데 과거에 전셋값이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없었다"며 "우리나라 집값이 전셋값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솔직히 말해 예상보다 더 큰 충격(폭락)이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분양이 늘고 있는 점도 당분간 집값이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359가구다. 전월(6만8148가구)보다 10.6%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4월(2만7180가구) 저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 가격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요소는 바로 수요와 공급"이라면서 "지금은 공급이 많아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건설사들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어 수요자들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해소되지 않는 물량이 쌓여가는 이상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집은 언제 사야 하는데?…"2025년께 바닥"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그래서 집값 바닥이 대체 언제이냐'는 것이다. 이광수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저점을 기록하는 시점을 2025년께로 전망했다.이광수 연구원은 "전셋값이 하락을 멈추고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시기가 2025년"이라면서 "대규모 공급이 마무리되고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집값도 바닥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셋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해서 집을 사야 한다는 신호는 아니다. 집을 매수할 시점을 가늠하려면 거래량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서울 거래량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소폭 회복하는 상황인데, 이런 추세가 최소 4개월, 약 6개월 동안 지속하면 추세적으로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면서 움직인다. 거래량, 즉 수요가 회복한다면 가격 역시 따라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셋값 하락이 멎고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회복하는 시점이 '매수 시기'가 될 것"이라며 "당분간 2가지 지표를 주시하는 게 '내 집 마련'을 노리고 있는 실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 "시장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집값은 계속 오르지도, 계속 내리지도 않는다. 현재 시장에 미치는 변화 동력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다 보면 자연스레 가격 흐름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광수 연구원은 GS건설을 거쳐 현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건설사, 리츠 등 건설업계 전반을 분석한다. 투자자를 위해 근거 있고 선명한 리서치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투자의 법칙>, <2020 리츠가 온다> 등 저서도 냈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