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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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카카오톡의 소통 기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영역 중심으로 신규성장동력을 발굴한다.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유치 및 SM 인수 등을 주도한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CIO)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사진)는 28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카카오의 핵심인 카카오톡의 중요한 미션은 커뮤니케이션(소통)을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카톡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더욱 세분화해 대화 대상·관계에 맞춰진 적합한 소통 형식과 기능들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 카카오 주가가 떨어진 상황과 과거 카카오의 경영진 스톡옵션 이슈 등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재직 기간 중 주가가 2배로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을) 포기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카카오톡은 올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카카오톡 프로필 탭에서 채팅이 아닌 가벼운 형태의 '공감 스티커' 기능을 도입한 바 있다. 홍 대표는 "오픈채팅 역시 상반기 내 별도의 탭으로 신설할 것"이라며 "일상의 다양한 재미를 담을 수 있는 채팅방부터 기업이 대규모로 이벤트를 운영할 수 있는 오픈채팅까지 보다 다채로운 주제로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AI와 헬스케어 등 영역에서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SM엔터가 보유한 글로벌 지적재산권(IP), 제작시스템과 카카오·카카오엔터가 보유한 IT기술 및 IP 밸류채인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고 원만하게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마무리하고 카카오, 카카오엔터, SM엔터 간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주주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카카오 판교아지트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AI 영역에서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보다 카카오브레인이 가지고 있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인 코GPT(Ko-GPT)를 활용한 '버티컬 AI 서비스'에 집중한다. 홍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천문학적인 자본으로 파운데이션(기반) 모델을 만들고 있는데, 직접 경쟁하긴 어렵고 한국적 맥락에 맞는 GPT를 만드는 게 목적"이라며 연내 AI 기반의 버티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현재 GPT 3.0 단계인 코GPT를 3.5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 9개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에 따라 배재현 CIO가 사내이사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또한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카카오는 사내이사 2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로 운영된다.

이사 보수 한도는 기존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였다. 보상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퇴직금 지급률은 대표이사는 3배수, 대표이사 외에는 1배수를 적용한다. 이는 최근 이사진의 보상 규모가 높다는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 등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본인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재직 기간 중 주가가 2배로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을) 포기할 것"이라며 "우수한 경영진을 영입하려면 과도한 조건을 내거는 선례를 남겨선 안 되며 어려운 여건에서 특히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 10년간 카카오가 압축 성장하는 동안 가려져 있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사업의 구조부터 조직의 문화까지 경영 전반에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며 "카톡 이용자들에게 좀 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