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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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타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가 리츠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핵심 지역 부동산은 공실이 거의 없어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장리츠 줄줄이 하락세

28일 국내 상장 리츠는 전 거래일에 이어 하락세로 마감했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2.37%), 마스턴프리미어리츠(-2.65%), 미래에셋글로벌리츠(-0.93%)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쌍끌이 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순매수로 대응했다.

개인들은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 리츠는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및 개인형퇴직연금(IRP)의 핵심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순수 오피스 리츠인 신한알파리츠는 지난 1월 말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기간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도 15%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미국 부동산 가격 폭락이 국내에도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내 리츠도 덩달아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된 이유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평균 공실률이 20%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대출금의 70%가 중소형 은행에서 조달된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은 미국 상업용 주택 담보 대출의 약 21%가 채무불이행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리츠는 영향 없어”

전문가들은 미국발 충격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상장 리츠가 투자하는 서울 상업 지역은 공급이 제한적이고, 임대율도 10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경자 연구원은 “주가가 급락한 것은 미국발 위기가 전이될 것이란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라며 “한국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료, 자산 가치 등 주요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리츠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요 리츠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0.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강남, 중구·종로구, 여의도 등 서울 핵심 상업 지구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시세가 떨어져도 결국 가치가 회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SK리츠, 신한알파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등 주요 상장 리츠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평균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은 SK리츠 26%, 신한알파리츠 56%, ESR켄달스퀘어리츠 43%, 롯데리츠 52% 등이다.

일각에서는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 장기화로 차입금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금을 다시 차입할 경우 저금리 당시 조달했을 때보다 이자 비용이 올라간다. 이는 배당금 감소로 이어진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