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자사주 매입해 대주주에 매각?…한샘 소액주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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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 PE는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한샘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늘리겠다는 의도였다. 문제는 공개매수에 회사 법인이 보유한 자사주가 포함된 점이다. 한샘 이사회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90만9091주를 IMM PE에 주당 5만5000원에 넘기기로 했는데, 이 주식들의 과거 매입 평균 단가는 7만700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샘의 주가는 지난 2일 공개매수 공시후 22% 가량 급등해 5만4700원까지 급등했다가, 논란을 겪으며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은 전날에 비해 1% 오른 5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샘과 관련 '지배구조 개선이 점점 더 멀어져간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증권사가 기업과 대주주를 직접적으로 비판한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주주환원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했다가 불과 몇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자사주를 대주주에게 처분했다"며 "지배 주주의 비용이 아니라 배당 가능 이익을 바탕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배주주와 소액주주간의 주인-대리인 문제"라고 말했다.
회사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도 갈등을 키우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샘은 2002년 상장 이래 지난해 첫 적자를 냈다. 적자를 이유로 지난해 4분기에는 배당을 아예 하지 않았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